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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절하게 '尹 어게인' 절연 못한 장동혁의 딜레마[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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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절하게 '尹 어게인' 절연 못한 장동혁의 딜레마[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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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기자수첩'은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당 쇄신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당 쇄신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수신자를 누구로 설정한 건지 모르겠어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7일 쇄신책 발표를 지켜본 보좌관 A씨는 이렇게 말했다. 결과적으로 "당원도 국민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총평이다.
     
    장 대표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3 비상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며 무(無)사과로 버텼던 그다. 그 때에 비해선 나름 괄목할 만한 변화인가 싶었다. 그런데 막상 '그래서, 뭐가 기억에 남느냐'는 A씨 질문엔 말문이 막혔다. 기억에 남는 대목이라곤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는 원론적 문장 정도다.
     
    12분간 역설한 '파격적 혁신'이 공허하게 들린 이유는 간단하다. '윤 어게인'(Yoon Again)과의 절연이 생략된 탓이다. '윤석열'이란 이름은 발표문에 언급조차 없었다.
     
    표현 수위 역시 '지켜보라'는 주문에 한참 못 미쳤다. 계엄 당시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소극적 사과는 기존의 수세적 레토릭을 되풀이한 수준이다. "과거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는 말은 정치적 책임을 축소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재건축 수준의 혁신이 필요한데, 내부 인테리어 수준"이라고 직격한 배경이다. '윤 어게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만 단어를 고른 흔적이 역력하다.
     
    지도부는 꽤 억울해하는 눈치다. '이미 탈당한 사람'과 더 끊을 연이 뭐가 있냐고 반문한다. 계엄 사과도 여러 번 했단다. 절반만 맞는 말이다. 국민의힘에 드리운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는 건재하다. 전한길씨를 위시한 강성 당원들은 지금도 계엄이 구국의 결단이었다고 믿는다. 부정선거 음모론도 계속 확대 재생산 중이다.
     
    장 대표는 이들의 지지에 올라타 당권을 쥐었다. 전당대회 때 대표 공약이 '윤 전 대통령 접견'이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함께 내세운 당원게시판 사태 당무감사는 윤 전 대통령 비호세력의 공공연한 숙원이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윤리위원장에 김건희 여사 옹호 논란을 빚은 인사를 임명한 것도 이 궤적 위에 있다. 100%에 가까운 공약 이행률을 보이고 있는 장 대표가 다소 어정쩡한 쇄신안을 내놓은 것은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다.
     
    당 안팎에서 빗발친 변화 요구를 당장은 무마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문제는 지방선거다. 차마 '윤 어게인'에 박절(迫切)하게 대하진 못하고, 그렇다고 '선거용 사과'라는 비판도 수용할 수 없다면, 남는 선택지는 무엇일까. 지도부가 중도층 민심을 여과 없이 접할 수 있는 수도권 핫스팟을 '게릴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 대표의 회견 당일 대안과미래 세미나에서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가 인용한 정치권의 오랜 격언을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다.

    "대중이 모르면 '한 것'도 '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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