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경선 후보(왼쪽)가 라면 요리를 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이명수의 휴먼스토리TV' 캡처"끓여 먹으면 괜찮아요."
2일 유튜브 채널 '이명수의 휴먼스토리TV' 라이브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경선 후보는 제작진이 건넨 유통기한이 지난 라면을 별다른 말 없이 뜯었다. 라면 물을 끓이기 위해 가스 밸브를 여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그는 물을 붓고 젓가락으로 면을 풀었다. 편집 없는 라이브 방송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오래된 생활습관들을 드러냈다. 1957년생, 판자촌 소년 가장에서 경제부총리까지 오른 그의 이력 가운데 가장 투박한 장면이었다.
"손으로 흙 팠다" 25년 만에 성사된 부자(父子)의 마지막 동행
이날 인터뷰의 중심은 가족사였다. 13살에 부친을 여읜 그는 25년이 흐른 38살 무렵, YS정권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아버지를 다시 마주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안장된 공동묘지가 도로 확장으로 사라지면서 이장이 불가피했다. 지관의 도움으로 양지 바른 땅을 찾은 그는 이장 현장에서 인부를 멈추고 직접 손으로 파묘했다. 혹시나 아버지의 시신이 다칠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는 "인부들을 멈춘 뒤 나와 동생이 아버지의 묘를 손으로 팠다"고 설명했다.
수습한 유골을 차량 조수석에 태우고 옛 집터를 돌아본 과정은 25년 만에 이뤄진 부자(父子)의 마지막 동행이었다. "아버지, 여기가 우리가 살던 집이에요. 저 이만큼 성공했어요." 김 후보는 이 경험을 오래 준비해온 버킷리스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명을 바꿔서라도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룬 날"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평소 "아버지를 하루만 만날 수 있다면 내 수명을 1~2년 단축해도 기꺼이 하겠다"며 철든 이후 아버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간절함을 표현해왔다.
단장(斷腸)의 상흔이 일궈낸 '기회의 사다리'
그는 이어 "이제는 내가 아버지가 돼 아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아버지로서의 대화'에는 국무조정실장 시절 백혈병으로 먼저 떠나보낸 큰아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는 장례 당일에도 공직자로서의 업무를 이어갔고, 이후 칼럼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살아 있는 자신에 대한 미안함"을 적었다.
그가 말하는 부모의 마음은 개인적 경험에만 머물지 않았다. 김 후보는 "기회는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해왔고, 청년 정책을 설명할 때마다 성장 과정에서의 결핍과 상실을 언급해왔다. 뒤늦게 마주한 부친과의 대화는 그가 말하는 '기회의 사다리'의 배경이 됐다.
2일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경선 후보(가운데)가 과거사를 말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이명수의 휴먼스토리TV' 캡처 라면 끓이던 손끝, 부친의 묘 파내던 손끝
먹방이라는 가벼운 형식에서 시작된 대화는 결국 한 정치인의 삶을 설명하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유통기한 지난 라면을 아무렇지 않게 끓이던 손끝은, 25년 만에 부친의 묘를 손으로 파내던 손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동연이 강조하는 기회와 공정, 그리고 청년을 향한 메시지는 그 경험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배터리 문제로 중단됐지만, 이날 인터뷰는 정치적 수사보다 삶의 이력이 먼저 드러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