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입법예고한 검찰개혁 법안을 향한 범여(與)권의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사∙기소권 분리가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인데 입법예고안만 보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도로 검찰청'이 될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달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조국혁신당은 "정부가 공개한 공소청법은 기존 검찰청법의 장과 조문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기한 수준"이라며 정부안 원전 재검토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현행 검찰청법과 입법예고안 조문을 비교하며 공소청∙중수청법이 '제2의 검찰청법'이라는 혁신당의 주장을 하나씩 따져봤다.
공소청을 검찰청으로 바꾸면 '데칼코마니'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연합뉴스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공소청법) 7개 장 명칭은 거의 대부분 동일하고, 그 조문들은 대다수가 '검찰청'이라는 용어를 '공소청'으로만 바꿨을 뿐이다. 심지어 공소청 수장의 명칭조차 공소청장이 아닌 검찰총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소청을 대공수청, 고등공소청, 지방공소청이라는 3단 수직 구조로, 기존 검찰처럼 설계했다"고 짚었다.
서 원내대표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한다.
공소청법 입법예고안을 살펴보면 제1~3조, 7~20조, 22~31조, 33~42, 44~50조, 52~61, 63~65조는 현행 검찰청법에서 '검찰청'을 '공수청'으로 바꾼 정도다.
제6조 기관장의 명칭과 임기, 8조의 이의제기권은 현행 검찰청법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또 대공수청과 고등공수청, 지방공수청으로 나눈 수직적 조직 구조도 검찰청법을 차용했다.
특히 44조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않는다는 신분 보장 규정도 검찰청법과 일치한다.
이어 64조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는 고소·고발인이 상급 기관에 항고하거나 검찰총장에게 재항고할 수 있는 불복 절차의 틀도 검찰청법과 같다.
다만 신설∙폐지된 조항도 여럿 있어 검찰청법을 '있는 그대로' 옮겨 적었다는 주장은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나아가 이런 조항들은 주로 검사의 권한을 축소하고 있다.
신설된 제21조(사건심의위원회)는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에 관해 구속영장 청구, 공소 제기 여부, 상소 제기 여부 등을 사건심의위원회가 심의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외부 전문가를 통해 검사의 권한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제43조(근무성적 등의 평정)에서는 항고∙재항고 인용률, 무죄 판결률 등을 검사의 성적에 직접 반영하도록 했는데, 검사의 무리한 기소를 방지하는 조항인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면 형사처벌하는 벌칙인 제66조(정치 관여죄)도 추가됐다. 만약 입법예고안을 따른다면 제66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고, 공소시효 기간은 10년이다.
검사 수사권 살아있다? 정부 "법 개정할 것"
류영주 기자폐지된 조항은 검사의 직무와 권한으로 '범죄수사'를 명시한 제4조(검사의 직무) 제1항 일부다.
검찰개혁 취지에 따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조치인데, 혁신당은 "공소청법에서 '수사'를 지우고, 형사소송법에 '수사권'을 숨겨뒀다"고 반발했다.
서 원내대표는 "근원적인 검사의 수사권은 형사소송법 196조에 살아있다. 이 규정을 삭제하지 않는 한, 검사는 언제든 공소청법에 명시된 바처럼 '다른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빌미로 수사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런 주장은 법리적으로 타당하지만,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 해결될 문제다. 정부 측도 이런 우려를 인식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을 차례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무총리실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것이 끝나고 나면 형사소송법 개정에 들어갈 것"이라며 "만약 법을 개정했는데 똑같은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혁신당의 주장은) 현재 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