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정치권과 통일교·신천지의 유착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통일교 특검 도입을 요구하자, 민주당은 통일교에 더해 이단 신천지도 함께 수사하자며 '더 큰 특검'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거부했다. 통일교 특검에 대한 물타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복잡한 속내가 더 큰 이유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이단 신천지의 유착 의혹이 수십 년에 걸쳐 있어서다.
'이명박'까지 나오는 신천지 유착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신천지 이만희 교주. 박종민 기자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단 신천지의 국민의힘 개입 의혹은 최소 20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때부터 장기간 이어진 의혹이라는 것이다.
2003년 신천지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서청원 대표최고위원 경선 시 지원사항 및 향후계획 문건'에는 전화 홍보와 인터넷 팬카페 가입 등으로 경선에 나선 서청원 전 의원을 돕자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 방안은 각 지구당에 청년당원 입당, 전당대회에 대비해 중장기 당원 배가 활동 등이었다.
이에 대해 서 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2002년 대선 당시) 대표일 때 신천지가 이단인지도 몰랐다"며 "대표이자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신천지에) 몇십만 표가 있다고, 한번 인사를 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인사하고 온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신천지의 조직적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청년회장 출신 A씨로부터 "이만희 교주가 2005~2006년쯤 고(故) 이상득 전 의원(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을 만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책임당원을 모집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관련 기사: [단독]"MB측, 이만희에게 당원 요청"…이해관계 맞은 신천지) 실제 당시 문건으로 추정되는 '신천지 대외활동 협조안내'에는 "이방 세상 사람들의 핍박을 이기기 위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 특별당원으로 한시적으로 가입해 준비하고자 하니 검토해 지시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지어 당비 납부 절차까지 구체적으로 안내됐다. 당시는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가 맞붙었던 17대 대선 경선 국면이어서 두 후보에겐 책임당원 확보가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한나라당 거쳐 새누리, 국힘까지…수십년 의혹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위)와 국민의힘. 자료사진·연합뉴스2012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인 18대 대선 국면에서도 신천지는 등장한다. MBC가 공개한 녹취에서 신천지 전직 간부는 "이만희 교주 지시로 장로 500여 명이 새누리당에 집단 입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현장에서 듣고 있던 인물은 서병수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다.
교단 차원에서 기획적으로 입당해 특정 후보와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정당법·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서병수 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천지를 만난 적은 있지만, 대규모 입당은 신천지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서 전 의원은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이니 조금이라도 불리한 정황은 무마시켜야 되니까 나가서 이야기를 들어줬다"며 "하지만 증거나 팩트가 없는 신천지의 일방적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등장한다.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감염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한 대구시는 2020년 6월 이만희 교주 등을 상대로 1천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당시 검찰의 신천지 강제수사 필요성이 나왔지만, 검찰은 약 3개월이 지난 뒤에야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를 두고 "이만희 교주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압수수색을 막아줬다.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다"는 신천지 내부 증언이 쏟아졌다.
이후 신천지 내부에서는 '필라테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신도들의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을 독려했고, 그 결과 202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약 5만 명이 책임당원으로 가입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온 상태다.
(관련 기사: [단독]신천지, "나라 뒤집어진다" 경고에도 '당원 가입' 강행)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20대 대선 경선 국면에 "2021년 7월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1000원짜리 책임당원이 19만 명 들어왔는데 그 중 신천지 신도가 10만 명이었고, 그들의 몰표로 윤석열이 대선후보가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천지 전직 간부 B씨는 CBS노컷뉴스에 "2022년 1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경기도 가평에 방문해 이만희 교주와 회동했다고 한다"며 "그 자리에서 김 전 대표가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와 통화한 뒤 권영진 당시 대구시장(현 국민의힘 의원)과도 통화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과천시 신천지 총회 본부의 모습. 연합뉴스권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권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신천지 관련해서는 제가 일체 전화 받은 사실이 없다"며 "신천지 관련해서 대구시민이 입었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제 임기 중 2020년 6월 소송을 제기했고, 2022년 6월 말 퇴임할 때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단독]"이만희 만난 김무성, 권영진과 통화"…신천지 '천억 소송' 연관있나)이처럼 수십 년에 걸친 신천지와의 유착 의혹에도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일교와 신천지를 하나의 특검으로 진행하면) 통일교 수사는 하지 않고 신천지만 다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