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 스티어링휠. 페라리 제공페라리가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스포츠카 모델명을 '페라리 루체'로 정하고 실내 디자인을 공개했다.
페라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페라리는 러브프롬과 루체 론칭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고 10일 밝혔다. 러브프롬은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 마크 뉴슨이 설립한 크리에이티브 전문가 그룹으로 페라리와 신차 디자인 분야에서 협업해 왔다.
페라리는 오는 5월 이탈리아에서 페라리 루체의 외관을 공개하며 론칭 캠페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루체는 이탈리아어로 '빛'을 뜻한다.
페라리는 "새로운 네이밍 전략은 페라리 라인업의 핵심 모델로서 갖는 상징성을 반영한다"며 "앞서 나간다는 것은 곧 나아갈 길을 환하게 비추는 것이며 루체는 이런 선구자적 정신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터치스크린' 대신 손끝으로 조작하는 페라리
루체 실내의 키워드는 '촉각'이다. 요즘 전기차들이 대형 터치스크린을 중심에 두는 흐름과 달리, 루체는 물리 버튼과 기계식 조작계를 적극적으로 되살렸다. 레이아웃은 단순하지만, 조작은 손끝에서 즉각 반응하도록 설계했다는 게 페라리 측 설명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입력(버튼)과 출력(디스플레이)'을 분리해 체계화했다는 점이다. '버튼은 버튼답게, 화면은 화면답게'를 모토로, 기계적 반응성과 청각적 피드백이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됐다. 모든 버튼은 페라리 테스트 드라이버들을 통해 20회 이상의 테스트를 거쳤다.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비너클(계기판 하우징)과 제어 패널, 뒷좌석 제어 패널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비너클은 스티어링 휠과 함께 움직이는 구조로 설계돼 운전자가 계기판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 페라리 양산 모델 중 처음으로 계기판을 스티어링 휠 후면 축인 스티어링 칼럼에 장착했다. 비너클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사용했다.
계기판 제어 장치들은 헬리콥터 및 항공기 계기판 특유의 명확하고 기능적인 그래픽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가운데 위치한 제어 패널은 볼 조인트(구체 관절 구조) 방식이 적용돼 운전석이나 동승자 방향으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1950년대 스티어링휠 귀환…최첨단 키로 시동
스티어링 휠도 눈에 띈다. 루체는 1950~60년대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간결한 3-스포크 형태를 채택했다. 플라스틱은 최소화했고 알루미늄 구조를 드러냈다. 버튼 역시 금속 가공의 촉감을 살리는 쪽으로 갔다. 100%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합금은 오직 페라리 루체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되었다. 스티어링 휠 무게는 페라리 표준보다 400g 가볍다.
시동 역시 페라리만의 강점을 살렸다. 독특한 질감의 키는 코닝 퓨전5 글라스로 제작되었다. 이 소재는 탁월한 광학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압도적인 내구성과 스크래치 저항성을 갖추도록 개발된 최초의 자동차용 유리다. 키에는 특별히 개발된 '전자 잉크(E Ink)'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었다. 이 디스플레이는 '쌍안정성(Bi-stable properties)'을 갖춰 화면 색상이 변경될 때만 전력을 소모하게 된다. 자동차에 전자 잉크 디스플레이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페라리 관계자는 "루체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장인정신과 전통에 대한 존중, 사려 깊은 혁신의 결정체"라며 "애호가들에게 과거를 계승하면서도 미래를 포용하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