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검찰청. 고상현 기자제주로 항공 운송되는 과정에서 수년간 불법유통이 이뤄진 대기업 신선우유 사건.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운송을 담당한 대기업 계열사와 도내 물류업체 모두 혐의가 있다고 봤으나, 검찰은 도내 물류업체만 재판에 넘겼다. 공익신고자는 "검찰이 말단업체 문제로 축소시켰다"며 이의 신청했다.
"중대한 사안인데…말단업체 문제로 축소"
5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공익제보자 A씨는 지난 1월 '대기업 신선우유 불법유통 사건'과 관련해 광주고등검찰청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항고'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을 따르지 않고 상급 검찰청에 그 판단을 다시 내려달라는 의미다. 고검은 항고 기각 또는 재수사 지시, 기소 등을 정한다.
앞서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해당 기업 계열사인 모 물류회사와 그 관계자, 재 위탁을 받은 도내 물류업체와 그 관계자 등 4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검찰이 도내 물류업체와 그 관계자 등 2명만 재판에 넘기자 A씨가 항고한 것이다.
A씨는 "대기업 계열사는 제주공항 화물청사 물류 운영 관리와 하청 물류업체에 대한 작업 지시와 관리, 물류 과정 전반의 운영 책임을 담당하는 유통관리 주체다. 하지만 하청업체인 도내 물류업체만 기소한 것은 관리 책임 주체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형평성을 잃어버린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재작년 제주공항 화물청사에 방치된 우유. 독자 제공"특히 유통관리 주체는 형사 책임에서 제외되고, 하청 업체만 형사 책임을 지는 구조로 정리됐다.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 또는 말단 업체의 문제로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사건은 유통기준 위반이 장기간 반복됐을 가능성이 큰 중대한 식품 안전 사안이다. 유통관리 책임 주체에 대한 형사 책임을 전혀 묻지 않은 상태로 사건이 종결되면 국민의 식품 안전 문제와 관련해 부정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다"며 재수사 또는 기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검찰 수사지휘 받았는데…왜 도내 업체만?
특히 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관은 특별사법경찰관리(이하 특사경)다. 특사경은 국가경찰과 다르게 여전히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는다. 송치 당시 담당 검사와 의견조율이 있었다는 뜻이다.
제주도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관련 계약상 운송을 담당한 대기업 계열사도 당연히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봤다. 사건 당시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면 필연적으로 불법유통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경험적으로 대기업 계열사도 유통온도가 준수될 수 없다고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송치할 당시 검사에게는 대기업 계열사와 도내 물류업체 모두 기소의견으로 보내겠다고 해서 보냈다. 그 이후에 담당 검사가 바뀌면서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제주공항 화물청사. 고상현 기자이번 사건 기소 처분을 한 제주지방검찰청 관계자는 "현재 관련사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광주고등검찰청에서 항고 관련 심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기소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기소할 당시 법과 원칙, 증거에 따라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기업 신선우유 불법유통 사건은 공익신고자 A씨의 신고로 수사가 이뤄졌다. 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 결과 2019년 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5년간 1765차례 걸쳐 저온살균우유와 요거트 등 유가공품 145종이 규정온도(0~10도) 준수를 위반한 채 제주에 항공 운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제주도 자치경찰단에서 특정한 불법운송 물량만 1369톤이다. 1L우유 갑 기준으로 환산하면 132만6550개에 달한다. 상할 가능성이 있는 우유가 도내 대형마트 등지로 유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