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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명 냉면집 2세도 '그방'에…불법 줄기세포 시술 영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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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단독]유명 냉면집 2세도 '그방'에…불법 줄기세포 시술 영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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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한 병원에 환자 알선하고 수익 배분 받은 의혹
    불법성 인지 정황…"가명 쓰고 줄기세포 '배양' 표현 안 돼"
    일당 중 한 명 경찰 고발했지만 돌연 태도 바꿔 불송치
    당사자들 "모르는 일" 의혹 부인…병원은 현재 폐업


    모 금융IT 중소기업 창업자, 유명 냉면집 2세 등 일당이 강남의 한 병원을 거점으로 무허가 줄기세포 주사 시술 등 불법 의료 영업 행위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해당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지만, 일당 중 한 명이었던 고발인이 돌연 태도를 바꿔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사건을 불송치로 종결했다.

    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의도 소재 인공지능(AI) 주식 자동매매 관련 회사 창업자인 A씨, 경북 지역에 본점을 둔 냉면 프렌차이즈의 전 대표 B씨, 파주에 위치한 한 대형교회 담임목사의 딸 C씨 등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ㅁ병원에 배양 줄기세포 세포 시술 등의 환자를 유치하고 수익을 배분받는 등의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알선하거나 이른바 '사무장병원' 방식으로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의료법에선 비의료인의 병원 설립이나 운영, 개입을 엄격히 제한한다. 특히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에 따르면 줄기세포 배양 치료와 같은 첨단재생의료는 보건복지부에서 승인한 기관과 병원에서만 가능하게 돼 있다. 아울러 허가된 곳이라고 하더라도 중대·희소·난치질환에 대해서만 치료 행위가 가능하다. 그러나 일당이 영업 행위를 한 곳으로 지목된 ㅁ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된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지난해 1~4월 이들 일당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 등 자료를 보면, A·B·C씨 등이 ㅁ병원에 환자 등을 끌어온 뒤 해당 병원의 운영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D씨, 병원 직원인 E씨 등으로 부터 배당금과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수익을 배분받은 정황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E씨를 제외한 채팅방에 있는 인물 모두 의료인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해당 채팅방을 'ㅅ메디컬(ㅁ병원의 다른 이름) 정산방'이라고 표현했다. 이곳에서 A·B·C씨 등이 환자의 이름과 병원 방문 일시, 받을 시술 종류 등을 알리면 D씨가 응답했고, 이는 이후 '환자리스트'라는 제목의 문서 파일로 소개한 이의 이름과 결제금액, 배당금액, 영업수당 등이 정리돼 올라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유치한 고객에 대한 시술 가격표를 기존 병원의 가격표와 별개로 따로 만들고 D씨와 수익 분배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들이 단순 환자 알선을 넘어 병원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듯한 모습도 대화 내용 곳곳에서 포착됐다. A씨는 D씨에게 병실 개수를 물어본 뒤 "포톤(시술명)하면서 다른 것도 하게끔 해서 객단가 높이는 전략도 같이 가야 할 것 같다. 4억 매출 발생하면 고정비 빼고 남는 게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A씨는 "피부과 의사 같은 경우엔 수요일 4시 출근해 근무시간이 몇 시간 안 되는데 월급을 그 정도 챙겨주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당이 불법을 인지한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채팅방에서 배양 줄기세포 시술과 관련해 "첨생법 보면 아직 일반인 세일즈 공식적인 건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오피셜로는 배양이란 단어는 쓰면 안 될 듯하다"고 했다. A씨는 B씨 등과 속한 다른 채팅방에선 의료법 위반 소지를 우려하는 듯 ㅁ병원과의 정산 문제와 관련해 "법적인 문제가 제일 리스키하다"며 "(정산 관련 문서에)문제 될 소지 다 빼고 우리 이름도 가명으로 해서 넣자", "(정산받는) 통장 따로 만들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일당 중 한 명인 F씨는 지난해 12월 서울경찰청에 A·B·C·D씨 등에 대해 의료법·첨생법·약사법 위반 등 혐의의 고발장을 제출했고, 사건은 지난 1월 서울 서초경찰서로 배당됐다. 이후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돌입하려 했지만, 돌연 F씨가 태도를 바꿨다. F씨는 경찰과 조사 일정까지 조율해 놓고 끝내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2월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당초 고발인 측은 CBS노컷뉴스에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A씨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자 입장을 바꿨다. 고발인 측은 사건 고발 전 A씨 등과 사업 문제 등으로 분쟁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발인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해당 단체 대화방에 있었지만,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실하게 확인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만 답했다.

    서울 역삼동 한 고층건물 꼭대기층의 ㅁ병원 내부(왼쪽). 폐업했지만 아직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원석 기자 지난 1월 서울 역삼동 한 고층건물 꼭대기층의 ㅁ병원 내부(왼쪽). 폐업했지만 아직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원석 기자 
    이들 일당은 취재진 질의에 의혹을 부인하거나 사실 관계 자체를 부인했다. 채팅방에서 다른 이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하며 상황을 주도한 A씨는 지난 1월 CBS노컷뉴스 질의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고발인 측 입장이 바뀌자 "고발인 측에서 제보 자체가 허위 사실이란 부분을 확인해주지 않았느냐"며 보도가 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B씨는 여러 차례 질의에도 응답이 없었고, C씨는 "전혀 모르는 일"이며 A·B씨 등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D씨는 "그런 일 없었다"며 "(A·B·C씨 등이) 자신들이 하고 좋아서 얘기한 것들에 대한 내용으로 오해가 많은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CBS노컷뉴스가 지난 1월 역삼동 고층 빌딩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해당 병원 자리를 찾았을 때 병원은 이미 지난해 폐업한 상태였다. 다만 간판 등 영업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자신을 병원 자리의 임대권자라고 밝힌 남성은 "병원이 임대료를 2억 원 가까이 밀려 소송을 하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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