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의 라면 코너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 황진환 기자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나프타 도입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식품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나프타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페트병(PET) 등의 핵심 원료로, 라면 봉지와 스낵 포장지, 음료·생수 페트병 등 대부분의 식품 포장재 생산에 필수적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식품업체들은 당장 보유한 재고 물량이 1~2개월 치에 불과해 사태가 장기화하면 제품 생산 중단 가능성도 있어 우려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현재 1~2개월 치 포장재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포장재는 평소 즉시 수급이 가능해 재고를 많이 확보해두지 않는다"며 "보유 재고가 소진되는 5월이 되면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 역시 재고가 1~2개월 치에 불과하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에서 대체품을 가져와야 해서 구매팀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여러가지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심도 2~3개월 치 재고량을 확보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상황을 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도 26일 서울 중구 삼양식품 본사에서 열린 제65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협력업체들과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장재를 외부 업체에서 공급받는 대상도 나프타 수급 불안정으로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동 사태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납품 단가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물가 부담에 가격 인상 여력이 크지 않아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포장재 단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어 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 영향으로 물류비도 이미 올라 있는 상황에,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으로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포장재 수급까지 이렇게 되다보니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등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어렵다보니 해외에서도 반출에 비상이 걸려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라며 "시시각각 변하는 수급 상황을 지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원료 수급 불안 영향으로 '비닐 대란'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25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비닐 관련 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