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동발 고유가의 불똥이 자동차 보험업계로 튀었다.
당정이 차량 5‧2부제 시행에 따라 보험료 인하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5‧2부제로 차량 운행이 제한되는 데 따라 사고 발생률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관한 보상이 필요하단 취지다.
하지만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가 올 초 5년 만에 보험료를 인상했던 업계는 이번 보험료 인하 방침이 진전없는 '8주룰'과 함께 이중고를 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5‧2부제'로 車보험 할인한다는데…업계 주머니 살펴보니
21일 당국에 따르면, 중동전쟁이 부채질한 고유가 문제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민간 부문 5부제(자율)가 시행된 데 따라 자동차 보험료에도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 이러한 차량 운행 제한 조치로 운행 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보험료 인하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인하 방안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당국은 보험개발원, 보험업계 등과 논의를 통해 우선 별도의 할인 특약을 서너 달간 한시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대부분 차 보험엔 주행거리가 감소할 경우 보험 가입자가 계기판 내역 등으로 이를 증명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마일리지 특약'이 이미 있다.
다만 당국은 좀 더 보편적이고 즉각적인 할인 혜택 제공을 위해 5‧2부제 준수 시 적용받을 수 있도록 이러한 별도 특약 신설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고유가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긴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소비자 부담 역시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업계의 부담 여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차 보험 손익은 708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올해 1월 보험료를 5년 만에 1%대로 인상했지만, 반년도 채 못 지나 재차 인하 압박에 놓인 것이다.
5‧2부제 이행 확인도 업계 몫?…쌓이는 적자 부담 호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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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보험 가입자들의 5‧2부제 준수 여부와 같은 기술적인 부분까지 사실상 업계의 몫으로 넘겨지고 있는 기류에 업계는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량 운행량 감소와 사고 예방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입자의 5‧2부제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까지 사실상 업계의 과제로 넘겨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상 환자 보험금 지급에 관한 심사를 강화하는 취지의 '8주룰'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업계는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회적 고통 분담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차 보험 손해율이 올해 들어서도 3개월간 80%를 웃돌고 있는 게 업계 현실"이라며 "1인당 연평균 차 보험료가 69만 원가량인데, 업계 입장에서의 부담에 비해 가입자의 할인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이 같은 의견을 포함해 세부안을 마련하되, 공개 시점은 아직 검토 중이란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선은 이번 달을 안 넘기는 것을 목표로 금융위와 금감원, 보험사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라며 "5‧2부제 준수 여부 확인 방법을 비롯한 세부 내용들 역시 아직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