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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은 진리가 아니다?…암스트롱, 5천년 인류의 오해를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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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경전은 진리가 아니다?…암스트롱, 5천년 인류의 오해를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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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렌 암스트롱 '경전의 탄생'
    종교 갈등 넘어 공감의 본질 복원

    카렌 암스트롱카렌 암스트롱
    오늘날 경전은 종종 극단적 해석과 갈등의 근거로 소환된다. 종교적 신념은 정치적 주장과 결합해 폭력과 배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세계적 종교학자로 꼽히는 카렌 암스트롱의 신간 '경전의 탄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경전'은 과연 본래의 모습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책은 성경, 쿠란, 논어, 베다, 불교 경전 등 동서양의 주요 경전을 가로지르며, 경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해석되어 왔는지를 추적한다. 결론은 단순하지만 도전적이다. 경전은 고정된 진리나 문자 그대로의 사실을 담은 기록이 아니라,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만들어낸 '살아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근대 이후 경전이 '오독'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신화적·상징적 서사를 담고 있던 경전이 과학적 사실처럼 읽히거나, 반대로 완전히 무가치한 허구로 치부되는 극단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이성 중심의 사고가 확산되면서 경전의 본래 기능이었던 '삶의 지침'이 사라진 결과로 해석된다.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경전의 본래 역할을 복원한다. 공자의 '인(仁)'은 정의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체득해야 하는 덕목이며, 불교에서 자비는 깨달음 이후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 타인을 돕는 행위로 이어진다. 또 고대 그리스 비극은 공동체가 함께 슬픔을 공유하며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는 장치였다.

    이처럼 서로 다른 전통은 하나의 공통된 방향을 가리킨다. 자기중심성을 넘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 암스트롱은 이를 '경전의 핵심 메시지'로 제시한다.

    교양인 제공교양인 제공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경전을 '읽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다. 경전은 본래 눈으로 읽는 텍스트가 아니라, 소리로 낭송되고 토론되며 몸으로 체득되는 과정 속에서 완성됐다. 실제로 랍비들의 전통에서는 경전을 둘러싼 토론이 공동체적 행위였으며, 하나의 해석이 아닌 다양한 해석이 공존했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경전을 둘러싼 갈등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같은 경전 안에도 배타적 해석과 공감적 해석이 공존하며, 어떤 의미를 선택할지는 결국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

    '경전의 탄생'에서 찾을 수 있는 가치는, 종교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시대에 경전을 문자로 고정된 진리가 아닌 '변화를 요구하는 텍스트'로 읽을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암스트롱은 경전을 통해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을 특정 교리나 믿음이 아니라, 공감과 실천이라는 보편적 가치에서 찾는다.

    카렌 암스트롱 지음 | 정영목 올김 | 교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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