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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언제까지?…출구전략 '플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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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석유 최고가격제 언제까지?…출구전략 '플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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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행 50일…가격 억제 효과에도 재정 부담·시장 왜곡 심화

    정유사 손실 2~3조 추산…예산 4.2조, 추가 시행 2~3회 한계
    기름 소비 10% 안팎 감소에도 효과 제한적
    출구전략 시기 고심…급격한 폐지는 시장 충격 우려
    연착륙 위한 보완책 필요…취약계층 보호 과제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정부가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지 1일로 50일을 맞는다.

    급격한 가격 인상을 막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에너지 수요 관리와 정유사 손실 규모를 고려하면 정부가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최고가격제를 갑작스럽게 폐지할 경우 시장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 집중 보호 등 연착륙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유업계 추산 손실액 최대 3조…소비 감소 효과는 '미미'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정유 4사에 대한 1차 손실 보전 절차를 진행한다. 정유사가 최고가격제 시행 기간의 생산 원가와 최고가격 간 차액을 산정해 정부에 제출하면, 정부가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가격 정산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보전하는 방식이다. 정산은 3개월 주기로 이뤄진다.

    문제는 정부 재정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누적 인상 억제분은 리터당 휘발유 125원, 경유 628원, 등유 573원에 달한다. 전체 손실액으로 환산하면 규모는 상당하다. 대한석유협회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3월 중순 첫 시행 이후 정유사 손실액은 2조에서 많게는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와 등유는 국제가격 변동 폭의 약 60%만 최고가격제에 반영됐고, 휘발유는 80~90% 수준"이라며 "전년도 내수 판매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최소 조 단위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정부가 편성한 예산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해 약 4조 2천억 원 규모의 목적 예비비를 편성했다. 시행 한 달 반 만에 예산의 상당 부분이 소진된 셈이다. 단순 계산하면 앞으로 두세 차례 정도만 추가 시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최근 중동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점을 고려하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원유 수급이 곧바로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다"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실 규모 산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정유사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부 남경모 장관정책보좌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손실 보전은 원가 기반으로 계산되는데, 정유사들도 원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하는 상황에서는 보전액 규모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산정 과정을 엄격히 검증할 수밖에 없고, 업계는 공정상 유종별 원가를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고가격제 시행 시간 기름 소비가 충분히 줄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2월 넷째 주부터 이번 달 둘째 주까지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경유는 7.1% 감소했다. 그러나 산업 영향 등을 고려하면 감소 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시행 2주차였던 3월 넷째 주에는 휘발유·경유 소비량이 다시 증가하기도 했다.
     

    산업장관도 출구전략 시기 '고심'…단기 폐지는 부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윤창원 기자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윤창원 기자
    이 때문에 최고가격제 이후를 대비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단기간 내 폐지는 쉽지 않다. 최고가격제를 폐지할 경우 국제가격과의 차이가 한꺼번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2022년 2~5월 석유 가격을 동결했다가 해제 직후 휘발유 가격이 66% 급등했다. 헝가리 역시 2021~2022년 가격상한제 기간 동안 연료 판매량이 50% 증가하며 수급 왜곡이 심화됐다. 제도 종료 이후 급격한 가격 조정이 뒤따른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종료 시점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김정관 장관은 최근 "개인적으로는 마뜩잖은 대책이지만 중동 전쟁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는 비상한 조치가 불가피했다"며 "중동 전쟁이 종료되거나 유가가 안정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착륙 위한 보완책 필요…취약계층 보호 관건

    전문가들은 최고가격제 종료까지 연착륙을 위해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이홍 부연구위원은 "산업별 연료 의존도와 비용 구조 차이를 반영한 차별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물류·화물·수산·농업·대중교통 등 연료비 비중이 높은 분야에는 표적 지원이나 연료비 보조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반면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가격 규제가 중장기 공급 안정성과 투자 유인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봤다. 자동차·철강·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는 비용 완충과 취약 산업 지원을 결합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필요성도 강조된다.

    한국개발연구원 이영욱 선임연구위원은 "저소득 가구는 유가 충격을 더 크게 체감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구별 에너지 지출 구조를 분석해 실제 부담이 큰 계층을 선별하고, 고유가 장기화에 대비한 지원 방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농업·운수·창고업 등 단순노무 종사 가구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고유가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가구 특성별 에너지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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