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지난 2024년 초 국군방첩사령부를 방문한 정황을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포착했다. 당시 방첩사는 비상계엄에 대비해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는 훈련을 주관하고 있었다.
박 전 본부장이 이끄는 군사경찰도 훈련 참여 대상 중 하나였다. 종합특검은 이때부터 계엄 모의가 이뤄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은 박 전 본부장이 지난 2024년 3월쯤 방첩사를 방문한 경위를 확인 중이다.
종합특검은 박 전 본부장의 방문이 이뤄진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 FS) 연습 기간이었는데, 방첩사는 전시 상황을 전제로 계엄 합수부를 만드는 훈련을 주관했다. 같은 해 3월 7일에는 방첩사 주관으로 합수부 창설식이 열리기도 했다.
당시 훈련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과거에는 조사본부와 경찰에서 기관 간 소통 업무를 담당하는 연락관이 파견됐는데, 2024년 훈련에는 연락관이 아닌 실제 수사 업무를 수행하는 수사관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뜻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방첩사 간부는 검찰 조사에서 '2024년 3월 FS 연습 때부터 합수부 훈련 계획이 바뀌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계엄 상황에서 합수부가 설치되면 방첩사, 조사본부, 경찰이 각각 수사국을 꾸린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의 제안으로 2024년 3월 훈련 때부터 방첩사, 조사본부, 경찰이 하나의 팀을 구성하는 계획이 시행됐다고 한다. 같은 해 6월에는 합수부에 경찰 수사관 파견을 공식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팀을 구성하는 것을 넘어 방첩사가 사실상 컨트롤 타워가 되려 했다는 정황도 있다. 박 전 본부장은 조사본부 소속 수사관들과 함께 방첩사를 방문했는데, 종합특검은 당시 여 전 사령관이 박 전 본부장과 조사본부 수사관들을 사열한 정황도 확보했다.
사열은 상급자가 하급자를 상대로 부대 훈련 상황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비록 여 전 사령관은 당시 중장으로 소장인 박 전 본부장보다 계급이 높았지만, 같은 지휘 체계에 있지 않은 서로 독립된 기관이라는 점에서 사열은 이례적이라는 게 종합특검의 의심이다.
이 밖에 당시 훈련에는 육군수도방위사령부 병력이 참석하기도 했다. 수방사는 합수부를 구성하는 부대가 아닌데도 방첩사 요청을 받고 소속 군사경찰 75명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에 따르면 방첩사가 수방사 군사경찰에 요청한 임무는 합수부 수사관에 대한 경호였다. (
관련기사: [단독]방첩사, 24년 3월 수방사 병력 요청…특검 '계엄 준비' 판단 근거)
이런 점에서 종합특검은 여 전 사령관이 군과 민간 수사기관, 그리고 경호 인력까지 확보해 일종의 별동대를 꾸리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종합특검은 당시 훈련이 12·3 내란과 적잖은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중이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후 조사본부와 경찰에 각각 수사관 100명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요청해 주요 인사 체포조를 운영하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종합특검은 당시 생성된 방첩사 내부 문건, 훈련 방식과 참여 부대 양상 등을 조사해 이 시기부터 계엄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아닌지 확인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