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합의안 서명하는 삼성전자 노사. 연합뉴스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인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양대 노총은 이번 타결을 대기업 원청만의 잔치로 끝내지 말고 하청 노동자와의 상생, 나아가 인공지능(AI) 시대 초과이윤의 사회적 환원으로 이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오늘의 삼성노조는 반도체 산재 피해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온 투쟁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이 거둔 세계적 성과는 위험과 열악함을 온몸으로 버텨낸 하청·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노동과 지역사회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라며 "성과 독식은 있을 수 없으며, 이번 타결의 성과가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본격화하는 AI 시대의 기술 혁신에 대해 민주노총은 "AI 기술은 인류 공동의 자산인 만큼, 이로 인한 천문학적 초과이윤은 기술 실업과 노동 전환 위기에 직면할 전체 노동자와 사회 공동체를 위해 쓰여야 한다"며 "삼성노조는 초일류 기업 노조라는 우월적 지위를 내려놓고 조직되지 못한 88%의 미조직·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서는 연대의 성숙함을 보여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역시 대화를 통한 타결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상생 노사문화와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삼성전자의 성장과 생산은 수많은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결과"라며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도 성과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납품단가 구조 개선, 기술·생산 이익 공유 등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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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삼성전자가 각종 세제 감면과 연구개발 지원 등 국가의 공적 지원을 통해 성장했다는 점을 짚으며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으로서 고용 안정, 노동조건 개선 등 사회적 환원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다가오는 피지컬 AI 시대를 대비해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확산이 고용 구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고용영향평가를 제도화하고, 공정한 분배와 조세 체계 구축 등 사회적 대전환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섭 과정에서 불거진 정부의 '긴급조정권' 검토 움직임에 대해서는 양대 노총 모두 우려를 표했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노사 자율 해결을 지원하기는커녕 구시대적인 '긴급조정권' 발동 카드로 노동자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며 철저히 자본의 편에 섰다"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유린한 명백한 노동 탄압"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한국노총은 "노사 간 대화를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중재 노력을 기울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긴급조정권과 같은 강제적 수단이 언급된 것은 노사 자율 교섭 원칙을 훼손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정부는 개입보다는 지원과 조정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