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웅진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상당수 개인들이 웅진홀딩스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자칫 ''제2의 LIG건설 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회사채ㆍCP 투자자 ''날벼락''
2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웅진홀딩스의 원리금 미상환 공모 회사채 발행 잔액은 총 6천500억원에 달한다. 회사채는 담보나 보증없이 투자하기 때문에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손실 규모가 커진다.
더구나 법정관리 신청일에서 불과 3개월밖에 안 되는 시점인 6월 26일에 각각 1년 만기, 3년 만기로 300억원, 500억원씩 발행해 원금은커녕 이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CP 투자자들도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일까지 웅진홀딩스가 발행한 CP 잔액은 모두 1천억원이다. 7월31일 300억원, 8월1일 300억원, 8월2일 400억원으로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행됐다.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법정관리 신청 한 달 전인 8월에도 개인투자자들에게 CP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CP가 개인들을 상대로 팔려나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이 발행한 CP는 휴짓조각과 같아 이들 투자자의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강성부 연구원은 "과거 법정관리 사례를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40~60%씩 봤다"며 "웅진홀딩스가 자산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전보다는 많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웅진계열사들 하한가로 폭락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여파로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웅진홀딩스에 여신을 제공한 금융기관 주가도 뚝 내려갔고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의 영향을 받아 건설주도 약세를 보였다.
웅진그룹의 상장사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는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추락한 채 그대로 장을 마쳤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법정관리에 따른 연쇄도산을 막고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기로 해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해 기준으로 시공능력평가 38위인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쇼크''로 건설주도 줄줄이 하락했다. 건설 업체들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날 중앙건설은 가격제한폭에 접근한 13.95%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남광토건도 비슷한 수준(13.11%)으로 급락했고 남광토건(7.00%), 금호산업(5.96%), 벽산건설(5.88%)도 떨어졌다. 웅진홀딩스에 여신을 제공한 금융기관 주가도 피해를 면치 못했다.
웅진홀딩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금융 주가는 2.67% 떨어졌다. 우리금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여신을 제공한 하나금융지주도 0.73% 하락했다. 증권사 중 여신 규모가 가장 큰 우리투자증권은 4.47% 하락했다. 한국금융지주는 0.50% 내렸다.
이와 함께 은행과 증권 업종지수도 각각 0.84%, 0.16% 내린 채 장을 마쳤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준섭 연구원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홀딩스는 주요 수익원인 배당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회사에 긴축경영을 지시하고 일부 자회사에 대해 매각까지 시도할 것"이라며 "이 경우 웅진그룹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확산돼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다만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가 확정된 상황이라 추석이 지나고 나면 주가 변동은 곧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