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광역시교육감이 내년 교육감 선거의 재선도전 의지를 피력하면서 차기 교육감 선거가 전교조대 비전교조의 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휘국 교육감은 최근 출입기자 간담회에 이어 광주CBS ‘시사매거진’에 출연해 내년 교육감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단서를 달긴 했지만 “재선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차기 광주시교육감 선거는 출마를 공식선언한 윤봉근 광주광역시의원, 출마선언 시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정희곤 광주광역시교육위원 등 전교조 출신의 3명이 경선을 통한 단일후보를 이루어 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까지 이들 3명은 지지 세력과 노선이 같은 것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교조나 진보진영에서 경선을 통한 단일후보 추대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장휘국, 정희곤 두 사람은 전교조와 범 시민단체의 단일후보를 거론하고 있지만 서로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데다 그 시민단체라는 것도 대표성이 객관적일 수 없어 서로 경계심을 갖고 독자출마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또 광주시의회 의장 출신인 윤봉근 시의원도 지난 5월, 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며 “더 이상 전교조출신에 머물지 않겠다”며 광주지역 현역 국회의원들과의 교감을 넓히며 민주당 차원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위해 전력하고 있다.
최근 윤봉근, 정희곤 두 사람은 어제까지 동료였던 장 교육감의 실정을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내며 지속적으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여기에 비전교조 출신으로 지난 2월말 퇴임하면서 장 교육감의 “불통”과 “실력광주 위상 추락”을 거론한 박표진 전 광주시부교육감과 박인화 교육위원장이 있다.
박 전 부교육감의 경우 퇴임 후 장 교육감과 이런저런 논쟁을 불러 일으켜 지속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박인화 교육위원도 상임위원장의 이점을 살려 장 교육감의 실정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나름대로 인지도를 넓혀 나가고 있다.
박표진, 박인화 두 사람 역시 정치권과의 일정한 연대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어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장 교육감 취임이후 공과를 보면 스스로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도 밝혔지만 중학교 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강력한 비리척결에 나선 것은 크게 평가받을 만 하다.
특히 청렴성을 내 세운 사정의 칼은 개혁적이다. 그 칼에 1천5백여명이 징계를 받기는 했지만 교육현장이 깨끗해졌다는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시교육청은 친환경 무상급식의 단계적 추진과 공교육 정상화, 소통과 참여 등 “공약 이행율이 85% 이상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임이후 2년 7개월이 지났지만 한 달이 멀다하게 미숙한 정책과 업무처리가 노출되면서 비판 또한 크다. 사립학교 재단과 끊임없이 반목과 갈등을 키웠고 주요보직에 전교조 출신들이 대거 등판하면서 너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최근 1년 사이만 보더라도 보문고 사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혼란, 관사거주 도덕성논란, 초등임용고시 재시험 사태, 고교신입생 입시배정 혼란, 과학경시대회 무더기 입상자 번복 등이 그 예다.
교육계에서는 “장교육감이 소통, 소통 얘기하지만 밖에서는 불통이라고 꼬집고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는 등 한마디로 카리스마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교육현장과 시민들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 된데다 진보진영에서 마저 “이대로 가다간 차기 교육감에서 진보진영 후보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장휘국 체제의 교육행정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되어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육은 진보도 보수도 아닌 교육 그 자체여야 한다”는 자성론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결국 장교육감에 대한 피로감 누적으로 비전교조 출신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비전교조 출신들의 운신 폭을 넓혀주고 있다. 3년 전 지방선거를 교훈 삼을 필요가 있다. 당시 선거 일주일 전까지 장 교육감의 지지율은 5% 전후였다. 당선을 예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일주일 사이 거센 바람이 불었다. 많은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혹자는 지난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 탄생의 1등 공신은 당시 정당 가입교사들의 대량 해직을 들고 나온 이명박 정부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선거는 까봐야 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이 당 차원의 역할을 하려들지,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공개적 또는 암묵적 지지를 누가 획득할지, 안철수 신당의 출현이 지역 여론에 어떻게 표출 될지도 차기 교육감 선거 판도를 뒤흔드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현재는 장 교육감이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