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대한 주민투표를 불허한데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홍준표 지사의 선거캠프에서 핵심역할을 맡은 인물이 주민투표청구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편향적으로 위원회가 구성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진주의료원 대책위 "주민투표 거부 취소소송"
진주의료원 폐업철회를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투표 거부는 진주의료원 폐업의 부당성과 홍준표 지사의 도민무시, 독재행정의 결정판이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진주의료원에 대한 주민투표는 진주의료원을 살려야 한다는 도민의 여론에 기초해, 홍 지사의 폐업집행을 도민들이 직접 나서서 막을 수 있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수단이다"며 "법으로 보장된 주민참여의 권리를 폐업과 청산으로 가는 일방행정에 방해가 된다고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번 주 내에 주민투표를 거부한데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접수하고, 교부증 거부 취소소송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리고 8월 한 달간 전 도민을 대상으로 주민투표 실시를 촉구하는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홍준표 캠프 공보특보단장까지 심의위원으로
한편 주민투표 불허결정을 내린 '주민투표청구심의 위원'으로 위촉된 위원 중에는 지난 해 보궐선거 때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중책을 맡은 인물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상남도는 주민투표청구심의회 위원으로, 도의원 2명과 도청 실국장 2명, 변호사 1명, 대학교수 2명, 언론인 1명, 여성단체 1명을 각 기관의 추천을 받아 9명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가운데 언론인 몫으로 위촉된 장 모 위원은 현직 언론인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지난 보궐선거 당시 홍준표 후보의 공보특보단장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상남도는 "모 방송사에 추천을 의뢰해 추천을 받았을 뿐, 선거 때 공보특보단장이었는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도의원은 모두 새누리당만 위원으로 위촉..."형평성 훼손"
도의회의 경우 2명의 의원이 위원으로 위촉됐는데, 2명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며, 이 가운데 한 명은 위원장을 맡았다.
야권 도의원들의 원내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 여영국 부대표는 "도에서 주민투표청구 심의회 위촉요청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알리지 않았다"며 "진주의료원 해산조례를 날치기 통과시킨 새누리당 의원들만을 위촉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교수 몫으로 참여한 한 위원은 "대학이 아닌 도에서 직접 위촉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도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