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5.18 왜곡 대책위는 광주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하였다. 출처: 광주변호사회 홈페이지(http://www.kjbar.or.kr)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아역 스타 A군(8)은 출신 지역과 가정 환경을 근거로 자신을 비하하는 악성 댓글에 참다못해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A 군의 고소 사실을 기사로 접한 네티즌들은 ‘이제 악플러들은 큰일 났네’ ‘A 이제 세게 나오네’ 하며 악플러들의 비극적(?) 결말을 점쳤다. 그런데 이 악플러들이 실제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회원들의 악성 댓글이 이슈가 되는 등 최근 인터넷 상의 언어 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의 댓글란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악성 댓글이다. 특히 요즘의 악성 댓글들은 특정 인물을 공격하기 보다는 특정 지역‧성별에 속한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성향을 띤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악성 댓글 피해자 법적 대응 등 강력한 조치..처벌은 쉽지 않아악플러들은 연예인‧기업인 등 유명인사부터 강력사건의 피해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저격'한다. 최근에는 악성 댓글 피해자들 또한 법적 대응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등 소극적 대처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악성 댓글을 올린 네티즌들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다. 댓글들이 누군가를 특정하여 공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한 혐의로 6명의 일베 회원을 포함한 10명을 고소한 5.18 기념재단 측은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 연결에서 "게시글이 뚜렷한 ‘누군가’를 지칭하지 않을 경우 개별적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내려진 적이 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무죄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에 주의하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고 토로했다.
◈악성 댓글 관련자 네티즌 고소해야 처벌가능...소송 어려움재단 측은 "시민단체나 지자체가 아닌 피해 당사자들이 고소를 해야 명예훼손이 성립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악성 게시글에 포함된 5.18 당시 사진에 나와있는 유가족이 직접 해당 네티즌들을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네티즌들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할 테면 해봐라'는 식의 대응을 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재단 측은 덧붙였다.
가해자의 신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송이 난관에 봉착하기도 한다.
5.18 기념재단 측은 "그들은 온라인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신원 및 소재를 파악하는 것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소송의 진행을 맡고 있는 광주광역시청 법무담당관실도 고소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 "아직 특별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고 답했다.
시민단체인 아동성폭력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 도 악플러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단체는 작년 9월, 성폭력 피해 아동에게 '피의자가 부럽다' '어린 나이에 좋은 경험 했네' 등의 악성 댓글을 단 76명의 네티즌을 고소했다.
이 단체의 대외협력담당자 김혜원 씨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사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씨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76명 중 10명 내외의 신원이 밝혀졌다. 신원 확인 절차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소송을 시작한지 약 10개월이 지났음을 고려하면 수사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김 씨는 "가해자 대다수가 '내가 쓴 댓글은 그다지 모욕적이지 않다'거나 '장난 삼아 쓴 것이니 선처를 해달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미 큰 상처를 받은 가족들은 사소한 단어 한마디에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입는다.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윤리 의식과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자체 블로그(http://blog.daum.net/mojjustice)를 통해 "악플러들에게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 댓글에서 피해자를 직접 지칭하지 않을 경우 처벌이 어려우며,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규정‧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