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이승준 (자료사진/아시아선수권 공동취재단)
이승준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아쉬움을 참기가 어려웠나보다. 그럴만 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을 느끼는 그가 국가대표 자격으로 세계 무대에 나설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으니 말이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의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개최된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 준결승전에서 개최국 필리핀에 79-86으로 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6년만에 세계선수권 대회에 진출할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이번 대회에서는 상위 3개국에게 출전 티켓이 주어진다.
이승준은 이날 21분동안 뛰면서 10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쿼터 한때 10점차로 뒤졌던 한국이 추격전을 펼친 4쿼터 중반 약 3분동안 9점을 몰아넣으며 분전했다. 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이승준은 "오늘 스페인으로 가는 꿈을 이룰 수 있었는데 내일로 미룬 것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11일 대만과의 3,4위전에서 승리하면 내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초 윌리엄존스컵 대회에서 대만에게 졌다. 이승준은 당시 승부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