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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6개월, '비정상의 정상화' 어디쯤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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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정부 6개월, '비정상의 정상화' 어디쯤 왔나?

    부정부패 척결에 성과, 사회적 약자 분야에는 소극적

    박근혜 대통령.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며 이를 새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모토로 삼아왔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부정부패 척결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고 남북관계와 대일관계에서의 주도권 확보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전두환 비자금 추적이 대표적 '비정상의 정상화'

    청와대가 꼽는 대표적인 '비정상의 정상화' 사례는 뭐니뭐니해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형성한 비자금을 찾아내 추징하는 작업이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대법원이 확정한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1672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16년이라는 기간동안 '전재산 29만원'으로 대표되는 버티기로 전국민을 우롱해왔다.

    1997년 이후 3번의 정권을 거치는 동안 전두환 추징금은 줄곧 논란이 돼왔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실제 추징금 징수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직 대통령 추징금 문제도 과거 10년 이상 쌓여온 일인데 역대 정부가 해결을 못하고 이제서야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후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검찰은 수사를 통해 경기도 오산 땅과 서울 한남동 땅 등 800억원대에 이르는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유 재산을 압류하는 성과를 거뒀다.

    동시에 비자금 창구로 지목됐던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를 구속하고 이제는 차남 재용 씨를 비롯해 전 전 대통령의 직계 가족에게 수사의 칼 끝이 향하고 있다.

    전두환 추징금과 함께 전국민을 무더위 속 전력난에 시달리게 한 원전비리 수사 역시 대표적인 '비정상의 정상화' 가운데 하나다.

    소위 '원전 마피아'라 불리는 원전산업계 관계자들의 유착관계에 의해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최근에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정점으로 하는 '영포라인'이 원전비리에 개입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권력과 결탁한 원전비리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검찰은 원전비리와 관련해 한국전력 전 부사장과 여권의 고위당직자 출신 등 모두 26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사회의 성역으로 불렸던 재벌기업 총수의 비리에 대한 수사와 재판 역시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으로 꼽힌다.

    새 정부들어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2,078억원의 횡령.배임 및 탈세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전 정부에서 수사가 진행된 사안이긴 하지만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한화그룹 김승현 회장 등이 각각 비리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중이다.

    박 대통령이 사회지도층에 대한 엄격한 법적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재벌총수 수사와 재판때마다 반복돼 왔던 봐주기 수사나 판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특권층 봐주기 논란이 일던 형집행정지 제도 개선, 특별사면권 사용 제한, 4대강 사업 등 과거 정권 정책에 대한 재평가 등이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사례들이다.

    ◈ 대북, 대일 관계도 정상화 추진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와 잘못된 법과 제도를 정상화 시키는 것 못지 않게 대북관계와 대일관계 등 통일.외교 분야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대북관계에 있어 박근혜정부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내세우며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하지만 새정부 수립을 전후해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등 도발을 이어갔고 새정부 역시 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이어가면서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심지어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로 불렸던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되면서 "MB정부의 대북정책과 다를게 없다"는 평가와 함께 또 다시 5년간의 남북대결 구도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북한이 먼저 대화를 제의하고 나서면서 조금씩 관계 복원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도 새정부는 북한에 끌려다니기보다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워 협상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영구 폐쇄 위기를 맞았던 개성공단은 재가동을 앞두고 있고 3년여 만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성사를 코앞에 두고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이와함께 대일 관계에 있어서도 이전 정부처럼 상황논리를 내세워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보다는 일본의 변화를 요구하며 당당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일본 아베 정권은 역사왜곡과 영토분쟁 촉발, 평화헌법 개정 등 급속한 우경화를 일삼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일 정상회담을 요구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일본은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있고 성의있는 조치를 기대한다"며 먼저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9월초에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자는 일본의 제의를 단호히 거부하는 등 실리 보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추구하고 있다.

    ◈ 사회적 약자가 겪는 비정상 관행에는 소극적

    박 대통령이 이처럼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와 통일.외교 분야에서의 정상화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비정규직 문제다. 박 대통령은 여러차례 노사정 위원회를 통해 노사간 대타협을 주문하고 있지만 비정규직들이 받는 부당한 처우와 고통에 대해서는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단적으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불법 파견에 항의해 무려 296일동안 송전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지만 정부는 노사간 문제라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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