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기, 지난 총선때 비례대표 나오기 전까지는 이름도 몰랐다
- 국민들 앞에서의 정견과 비공개 정견이 다르면 국민들이 용인하기 어려워
- 수사는 철저히 해야 하지만 국정원이 내란 음모 사건 뽑아든 것은 의구심 많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9월 3일 (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
진보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 정관용>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를 연결해 봅니다. 지난해 총선까지만 해도 이석기 의원과 함께 한 당이었었죠. 그렇다가 갈등을 빚고 서로 나누어진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금 이 사건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계실 텐데요. 심상정 의원, 안녕하세요?
◆ 심상정>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선 이게 처음 이 사건 보도가 딱 나간 것을 보고요. 표현이 좀 그렇습니다만 ‘내 이럴 줄 알았다.’ 라는 반응이었습니까? ‘설마 이럴 수가?’ 어떤 반응이셨어요?
◆ 심상정> 우선 먼저 든 생각은 국정원이 국기문란 사건으로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지 않습니까? 저희도 최선을 다해서 촉구했었는데요. 국정원이 내란음모 사건을 뽑아든 것에 대해서 의구심이 많았죠.
◇ 정관용> 의구심이?
◆ 심상정> 네, 그다음에 두 번째로는 내란음모 혐의라는 게 군사독재정권 때 그것도 33년 만에 들어본 얘기잖아요. 그래서 그 내란음모 혐의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데 대해서 좀 충격적이었고. 그리고 진보정당을 참 어렵게 만들었던 그런 일이 또 터지는구나. 이런 생각들 복잡하게 들었습니다.
◇ 정관용> 제가 앞에 질문한 것은 이석기 의원하고 한 당에서 같이 대화도 많이 했었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 심상정> 대화를 많이 한 적이 없어요. (웃음)
◇ 정관용> 그러니까 녹취록 등등이 공개가 된 상태인데. 그런 거를 보면서 ‘아, 이 사람들은 이렇게 할 사람들이야.’ 라고 느끼셨어요? 아니면 ‘이건 좀 이상한데?’ 이렇게 느끼셨어요?
◆ 심상정> 그런데 우리 국민들께서 잘 납득하시기 어려울 텐데요. 사실 제가 이석기 의원을 그 이름 석 자를 아는 것도 작년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후거든요. 저도 한 30여 년 진보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인데.
◇ 정관용> 그렇죠.
◆ 심상정>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총선 이후에 처음 봤고요. 그리고 아마 국민들이 참 우려하셨던 중앙위 폭력사태 전날 부정경선 문제에 대해서 좀 해법을 찾아보려고 만나서 의원직 사퇴를 권유했지만 거절됐고요. 제가 그게 전부입니다. 그래서...
◇ 정관용> 대화를 나눈 게 그게 전부예요?
◆ 심상정> 그렇죠. 우리가 민생활동이나 이런 것들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보게 되지만 이런 활동은 비공개로 진행이 되니까. 통합진보당의 의원들도 또 핵심간부들도 이런 회합에 대해서 몰랐고. 그 내용에 대해서 놀랍다. 이런 반응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실제 어떤지 저도 좀 많이 궁금했죠.
◇ 정관용> 오늘 정의당 의원총회 하셨죠?
◆ 심상정> 네, 의원총회도 했고. 지금 시도당 연석회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어떻게 대처하기로 결론을 내리셨나요?
◆ 심상정> 일단 저희 정의당으로서는 정의당의 정체성과 그리고 진로문제와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일단 당원들의 의견을 총화해서 당론으로 결정을 하자. 이렇게 됐고요.
◇ 정관용> 네. 그럼 전 당원의 의견을 다 취합합니까?
◆ 심상정> 아니, 그건 아닙니다만. 의견을 수렴을 해서 의원단과 대표단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만들어야 되겠죠. 그런데 대체적으로 이게 내란음모 혐의의 확증이 될 수 있느냐. 지금 체포동의안에 열거된 그런 범죄 혐의들이. 그런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신중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전문가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그 동안에 국가정보기관에 의해서 어떤 조작됐던 많은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떤 국면전환을 위해서 과잉의욕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 이 점은 좀 정확히 살펴봐야 된다. 이런 의견이 많고요. 그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지금 드러난 이석기 의원의 언행이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용인될 수 있는 거냐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입니다. 다만 문제는 이것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정원이 수사 주체라는 점, 그리고 또 피의사실 공포를 못하게 돼 있는데. 연일 지금 언론에 그 사태를 흘리면서 여론조성에 나서고 있다는 점. 이런 것 때문에 국정원에 대한 불신, 분노가 더 커졌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오늘 의총에서는 어쨌든 체포동의안에 대한 결론까지 내리신 거는 아니네요?
◆ 심상정> 그렇죠, 뭐. 이 사태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가 있지만. 최종적인 어떤 결정은 또 당원들의 의견도 좀 들어봐야 되고요. 또 국정원에 대한 국기문란 사건을 제대로 끝까지 어떤 바로잡아야 된다는 이런 과제와 관련해서 국정원이 수사 주체가 된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이게 또 연동돼서 의견들이 제시가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멀리 갈 것도 없이 어쩌면 내일 오후에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가부간에 결론은 빨리 내리셔야 되는 것 아닐까요.
◆ 심상정> 결론을 내야 되는데. 지금 하여튼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심상정 의원 개인적으로는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세요? 반대하세요?
◆ 심상정> 저야 뭐, 그동안에 언론을 통해서 제가 바라보는 입장은 다 말씀을 드렸고요.
◇ 정관용>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시면 어떤 입장이시죠?
◆ 심상정> 체포동의안 자체에 대해서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입장을 모으는 처지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을 한 이후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하지만 이석기 의원이 당당하게 가서 수사를 받아라. 그런 말씀을 해오시지 않았나요?
◆ 심상정> 그러니까 이제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그 점이거든요. 체포동의안의 가부를 떠나서 이것은 우리 국민들도 그렇지 않습니까. 내란음모 혐의냐 국가보안법 혐의냐. 이런 것을 찬찬히 따지는 국민이 어디 있습니까? 그건 사법부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다만 어쨌든 국민들은 정당이나 국회의원들에게 그 정당의 어떤 비전이나 정견을 보고 표를 주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국민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정견과 비공개로 활동해서 또 표명하는 정견이 다르다면 그것은 국민들이 용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판단을 우리 당이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내란음모 부분이나 선동 부분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사법부까지 가겠습니다만 녹취록에 제시된 내용이 만약 사실이라면 명백하게 북한 핵문제나 미사일 발사 등등에 대해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용어나 이런 것까지 포함해서. 그거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닙니까?
◆ 심상정> 그러니까 지금 체포동의안에 적시된 혐의가 사실이라면 이석기 의원이 한 언행은 지금 헌법의 기본정신을 위배한 것이죠.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헌법적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으로서는 용인되기 어려운 것이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심상정> 그 점에 대해서 저희 당은 일치된 견해입니다. 다만 이 수사 주체가 국정원이라는 것. 그리고 국정원의 국기문란 사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석기 의원이나 통진당에 대한 판단은 일치되어 있습니다만 국정원이 수사 주체이고 국기문란 사건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된다는 그런 점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최종적 판단에 대한 논의가 더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각에서는 국회 차원에서 이석기 의원, 의원직 제명시키자. 심지어는 당을 아예 해산시키자.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 그 대목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만 마지막으로 한 말씀주시죠.
◆ 심상정> 그거는 너무 앞질러 가는 것은 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중요한 것은 사건의 진실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밝히고 거기에 따라서 처리해야 된다고 보고 진짜 아쉬운 것은 이석기 의원이나 통합진보당이 국민들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러니까 국민들이 그런 충격과 의혹을 받고 있다면 정치인이나 공당은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때까지 국민들 앞에 설명을 드려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희는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지고 연연해하지 말고 자진해서 수사 받겠다, 이렇게 나서는 게 맞고. 통합진보당도 이렇게 의혹이 쏠려 있는 의원을 무조건 감싸고 있는 데 대해서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