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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국정원이 뭐야?"…'꿀 먹은 벙어리' 언론?

    국정원 관련 보도에 지상파 TV 등 소극적 대응했다 비판 이어져

    국정원(위)과 천주교인들의 시국미사(아래) (자료사진, 트위터 캡처)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시위에 침묵하는 언론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모인 천주교인들은 정의구현사제단이 주최한 시국미사에 참가해 국정원과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 모인 전국 15개 교구의 사제·수도자·평신도 3000명(정의구현사제단 추산)은 '국정원을 해체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과 촛불을 들었다.

    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는 "민주주의 체제를 옹호하고 지켜야 할 국정원이 민주주의 원칙을 위반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오늘의 작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정원의 해체를 주장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공안통치와 공작정치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유례없는 천주교인들의 대규모 집회에도 지상파 방송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나선 시위 현장보다는 법원이 국정원 전·현직 간부 2명에게 공소 제기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마저도 간단한 언급에 그쳤을 뿐, 온라인을 달궜던 국정원 직원 김씨의 '허위진술' 증언에 대해 다룬 지상파는 없었다.

    이미 한차례 지상파 방송들은 국정원 보도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지난 8월 KBS는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추적 60분' 방송을 사전 심의를 통해 방송 보류 판정을 내렸다. KBS 측은 최종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사건이라 방송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전했지만 제작진은 이런 전례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은 전파를 탔다. 그러나 사내 간부들의 압박으로 심의 이후에도 수정이 계속돼 반쪽짜리 보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MBC와 SBS도 사정은 비슷하다. 원세훈 전 국정원 원장에 관한 공판이 지난달 26일부터 9월 2일, 9일, 16일 등 총 4차례에 걸쳐 열렸지만 MBC '뉴스데스크'는 공판 내용을 단 한 차례도 다루지 않았다.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공판도 마찬가지였다. SBS는 지상파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공판을 두 차례 메인뉴스에서 다뤘으나 김 전 청장에 대한 공판은 다루지 않았다. MBC는 원 전 원장 때와 똑같은 태도로 보도에 임했다.

    김 전 청장을 통해 국정원 의혹의 수사 결과를 축소·은폐하기 위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음에도 지상파 방송들의 보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이번 천주교 촛불집회마저 지상파에 외면받자 여론은 언론의 축소·은폐 보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의 '언론장악'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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