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9년 만에 처음 치른 포스트시즌에서 홈런포를 날렸다. (게티이미지 제공)
메이저리그 데뷔 후 9년 만에 치른 첫 포스트시즌.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결국 추신수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추신수는 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솔로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시내티가 2-6으로 패하면서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는 나설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2할1푼5리에 그쳤던 추신수는 이날도 좌완 릴리아노에 막혀 안타를 뽑지 못했다. 특히 바깥쪽으로 흐르는 고속 슬라이더에 고전했다.
추신수는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90마일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4회초에는 득점에 성공했다. 추신수는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나간 뒤 라이언 루드윅의 안타로 2루까지 진루했다. 조이 보토, 브랜든 필립스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면서 2사 1, 2루 상황. 제이 브루스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2루에 있던 추신수가 홈까지 내달렸다. 릴리아노를 상대로 뽑아낸 유일한 득점이었다.
추신수는 6회초에도 90마일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갖다댔다가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결국 릴리아노를 상대로는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하지만 8회초 바뀐 투수 토니 왓슨을 두들겼다. 왓슨 역시 좌완이었지만 추신수의 방망이가 제대로 돌아갔다. 투 스트라이크-투 볼에서 왓슨의 싱커를 연거푸 커트해낸 추신수는 84마일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타구는 우측 담장에 있는 관중의 손을 맞고 튀어나왔고, 심판은 손가락을 머리 위로 돌리면서 홈런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도 이뤄졌지만 홈런 판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신시내티가 뽑아낸 2점이 모두 추신수에게서 나온 셈이다.
추신수의 활약에도 신시내티는 피츠버그를 넘지 못했다. 선발 조니 쿠에토가 홈런 두 방을 얻어맞으면서 3⅓이닝 만에 4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어 등판한 션 마샬도 흔들렸다. 7회말에는 로건 온드루섹이 러셀 마틴에게 두 번째 홈런을 맞으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타자들도 릴리아노를 상대로 7이닝 동안 안타 4개를 치는 데 그치면서 무릎을 꿇었다.
한편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추신수에게는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추신수는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FA 자격을 얻는다. 신시내티 잔류 가능성도 있지만 뉴욕 메츠를 비롯한 여러 구단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1억달러 계약'이라고 말할 정도로 '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기존 선수들에게 거액을 안겼던 신시내티이기에 추신수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