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대출을 조건으로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일명 ‘꺾기’ 행위에 대해 금융당국의 감독과 제재가 한층 강화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13일 기존 규제를 교묘히 피해가는 신종 ‘꺾기’로 인한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꺾기 관행 근절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은행법은 대출 고객의 의사에 반해 금융상품에 가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중소기업과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에 대해서는 객관적 기준인 ‘1% 룰(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대출 실행일을 전후로 1개월 이내에 대출 신청자에게 판매한 예금이나 적금, 보험, 펀드, 상품권 등의 월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넘는 경우 꺾기로 간주해 규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월 환산금액 1% 이하이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예·적금 가입보다 손해가 훨씬 클 수 있는 보험을 강매하거나 대출 신청인의 가족 등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방식 등으로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대출받을 때 월 환산액 1%인 100만원 상당의 보험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가입할 경우, 중도해지 손실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7년간 보험료를 불입해야 하는데 그 총액은 무려 8400만원(100만원×12개월×7년)에 달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보험이나 펀드의 경우는 대출을 조건으로 판매하는 경우에는 월 환산액이 1%에 못 미치더라도 꺾기로 간주해 제재하기로 했다.
대출 신청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 등 관계인에게 금융상품을 파는 경우에도 해당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꺾기를 금지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