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싸이의 '강남스타일' 신드롬으로 싸이 부친이 이끄는 기업의 주가가 지난해 800% 폭등한 현상을 재조명했다.
WSJ는 인터넷판에서 지난해 7월 '강남스타일'이 나오기 전 3천800만 달러(약 404억원) 정도였던 디아이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10월 중순 3억3천4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디아이의 시총은 지난 16일 현재 약 2억7천200만 달러로, '강남스타일' 이전의 7배 이상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일이 한국에서 테마주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또 다른 사례로 지난해 안철수 의원의 대선 출마로 주가가 치솟았다가 사퇴로 급락한 안랩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WSJ는 싸이 테마주 현상을 분석한 최근의 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앤디 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교수와 정호성 한국은행 연구원은 논문에서 디아이의 주가 거품이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려는 테마주 거래의 전형적인 '재판매 옵션'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에 거주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자국에서 유튜브에 '강남스타일' 플래시몹이나 패러디 영상이 올라오는 걸 볼 때마다 디아이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순매도했다.
연구진은 '재판매 옵션' 전략 면에서 한국 거주 외국인들이 외국 거주 외국인보다 한 발짝 앞서감으로써 '덜 순진한 방식'으로 투자행위를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국인은 현재 디아이 주식의 3% 정도를 보유해 지난해 12월 9%보다 비중이 줄었다.
김 교수는 "이 흥미로운 사례는 엄청난 주가 거품이 기업 정보나 기초여건(펀더멘털)과는 전혀 무관한, 미디어가 끌어낸 관심으로만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