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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동아스틸 참변 "천금 같은 내 아들 무엇과 바꾸랴"

사건/사고

    광양 동아스틸 참변 "천금 같은 내 아들 무엇과 바꾸랴"

    광양 동아스틸 앞 유족

     

    21일 오전 10시 광양 태인동 국가산단 동아스틸 정문.

    덤프트럭과 컨테이너트럭, 레미콘트럭 등 대형 차량이 쉴새없이 오가며 매연과 소음이 일상화된 산단 한 복판에 연로한 부모가 넋을 잃은 표정이다.

    가을 날씨속에 햇빛도 따가웠지만 천금 같은 자식을 잃은 비보에 며칠째 식음을 폐하고 아들의 차가운 시신이 담긴 관을 뒤로 하고 앉은 부모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했다.

    보성 웅치면에서 올라온 부모는 "1남 1녀의 장손 아들이 아주 순진한 성격으로 옷을 사줘도 다른 사람을 주기도 했다"며 "돈을 벌고 싶다고 해서, 하던 공부를 마저 하라고 했는 데 결국 이렇게 …"라고 끝내 말을 잇지 못한 채 눈시울이 붉어지며 마른 침을 삼켰다.

    고인의 부친은 경찰의 노란색 폴리스 라인이 쳐진 안쪽에 국화 두 송이가 놓인 안전사고 현장에서 "고용주가 직원들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해야하는 데 공장 일을 한다고 얕보면 안된다"며 "부모를 아들이 숨진 현장에 같이 묻어 달라"고 동아스틸 관계자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광양 동아스틸 앞의 고인 부친

     

    부친은 "병원에서는 사체가 썩기 전에 데려가라고 했으며 회사는 부모가 보기도 전에 이미 수의를 입혀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아스틸 관계자는 부친 앞에서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예를 갖췄지만 "성의를 보여달라"는 등 한 맺힌 부모의 절규는 끊일 줄 몰랐다.{RELNEWS:right}

    고인의 부친이 안전사고가 발생한 광양 동아스틸 공장 내부를 걷고 있다

     

    동아스틸 측은 "고인이 지난달 25일 입사해 가장 초보적 업무인 크레인 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고인(85년생)은 지난 16일 저녁 6시 40분쯤 광양 국가산단 태인동 동아스틸 내에서 정진기업 소속으로 작업하다 20톤 규모의 코일에 가슴을 부딪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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