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여야가 내년 초 실시될 총선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이 주도하는 18개 야당 연합은 지난 25일 집회를 열어 정당이 배제된 중립적 과도정부 구성을 통한 공정 총선 보장을 요구하면서 이를 관철하고자 27일부터 사흘간 전국에 걸친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25일 집회를 시발점으로 시작된 야당연합과 여당 아와미연맹(AL) 및 경찰 간의 유혈 충돌로 지금까지 최소 12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부상했다고 신화통신 등 외신이 28일 전했다.
첫 충돌은 25일 수도 다카 인근에서 시위 참가자와 경찰 사이에서 일어났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돌을 던져서 발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경찰의 발포가 이어졌다.
공식적인 사상자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1996년, 2001년, 2008년 중립적 과도정부가 들어선 후 총선이 실시됐으며 이들 총선은 공정하게 치렀다는 평가를 국내외에서 받고 있다.
그러나 아와이연맹이 2008년 총선 승리로 집권한 이후 문제가 불거졌다.
대법원이 2011년 중립적 과도정부가 선출된 정부의 권한을 위임받아 총선을 감독하도록 한 헌법 조항이 잘못됐다며 해당 조항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이후 야당 측은 해당 조항의 복원을 줄곧 요구하며 여당을 압박해오고 있다.
야당연합은 해당 조항이 복원되지 않으면 다가오는 총선에 불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총선은 현 의회가 활동을 종료하는 내년 1월 24일 이전 90일 안에 실시하도록 돼 있다.
과거 두차례 총리를 지낸 바 있는 칼레다 지아 BNP 총재는 25일 집회에서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당신(셰이크 하시나 총리)이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현 정부는 관련법에 따라 10월 27일부터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와이연맹은 하시나 정부가 개정 헌법에 따라 내년 1월 24일까지 합법적 정부로서 활동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현 정부는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과도정부를 구성해 총선을 치르자고 제안했으나 이런 과도정부는 여당이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야당측의 반대에 직면한 바 있다.
교착 정국의 열쇠는 쥐고 있는 지아 총재와 하시나 총리는 지난 26일 전화접촉을 갖고 만나서 해법을 모색하자는 원칙에는 뜻을 같이했다. 두 여성 정치인 간의 대화는 현 정부가 들어선 2009년 1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