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을 조사하는 고령의 유엔 책임자가 북한의 실태를 하나둘 알게 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호주에서 30여년 최장수 판사로 재직하며 각종 사건을 접했지만 이처럼 가슴 아픈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클 커비(74) 북한 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중간보고에서 "나 자신조차 많은 증언을 듣고 눈물을 쏟았다"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커비 위원장은 35년 판사 생활 동안 암울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위원회가 수집한 일부 증언은 극도로 가슴 아픈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원회가 조사활동 과정에서 접한 수많은 증언을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목석과 다름없다"고도 했다.
커비 위원장은 1975년부터 2009년까지 호주 연방법원과 대법원 등에서 판사로 재직하면서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1993∼1996년 캄보디아 인권침해에 대한 유엔 조사를 이끌 정도로 국제 인권 문제에도 조예가 깊다.
유엔 조사위가 수집한 북한 인권탄압 실태에는 외국 연속극을 봤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한 가족, 자신의 아기를 스스로 익사시킨 여성, 태어날 때부터 정치범수용소에 갇혀온 아이들 등의 사례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