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택임대시장에서 전세비중이 급감하면서 전세값이 급등하고 이른바 ‘렌트푸어’란 신조어까지 생겨나는 등 전세 중심의 전통적인 주택임대방식에 일대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전세방식’의 주택임대가 줄어드는 대신 반전세(보증부월세)와 월세가 증가하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거래된 전국 전월세 아파트 9만4천199건 가운데 월세가 3만7천610건으로 월세비중이 39.9%였다고 밝혔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6월 36.5%에서 7월 39.6%, 8월 40.5%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로 살던 시민들이 월세로 많이 갈아타고 있다는 얘기다.
전국의 총 가구수 가운데 보증부월세/월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06년 전국 전세 가구수는 356만가구였고 보증부월세/월세는 300만7천가구였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월세가 전세를 따라 잡았고 이후로도 월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거래량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주택소유자들이 전세를 보증부월세와 월세로 전환하기 때문.
부동산114 함영진 센터장은 “전세매물을 부족하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으로 ‘저금리’와 ‘집값이 안 오를 것이라는 수요자심리’, ‘임대인 입장에서 월세를 놔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집을 사고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사는 것보다는 임차시장에 머무는 것이 낫다는 판단’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의 투자메리트가 떨어지고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주택임대시장도 미국 처럼 전세 중심에서 보증부월세와 월세 중심으로의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전세와 월세비중이 급증하면서 전세물량은 정체 내지 감소로 돌아서 올해들어 전세값이 급등하고 이로인해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이른바 ‘렌트푸어’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간 전세가격은(11월 11일 기준) 전주 대비 0.22%오르며 6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2012년말 대비 6.78%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은 2009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해, 2013년 3월 전세가를 100으로 놨을때, 2009년 10월 78.9, 2010년 83.7, 2011년 95.1, 2012년 98.5로 상승폭이 대폭 커졌다(국민은행 자료). 전세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올해 8월 101.7, 9월 102.5, 10월 103.5를 기록해 올해 유난히 상승폭이 크다. 서울지역은 상승폭이 전국 평균보다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