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세계은행이 북한 경제를 지원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히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이 실현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에 썩 좋은 상황이 아니다.
국제금융기구를 주도하는 미국, 일본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우선이기 때문이이다.
현재 6자회담이 가동되고 있기는 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원만히 타결되고, 북미관계, 북일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세계은행은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에 대해 찾을 수 있는 많은 자료들을 추적하고 있고 돌파구가 생기면 우리가 매우 빨리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의 발언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에 나설 경우
세계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함께 북한 재건을 위한 장기 저리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20일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지원하고, 북한이 국제경제 체제에 편입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 수장의 발언은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에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가 나설 의사가 있다는 것을 공언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금융기구는 미국, 일본 등 주요 이사국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따라서 세계은행 총재의 개인 의지만으로 이를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는 IMF와 세계은행, 그리고 아시아 개발은행이 있다.
북한은 아직 이 세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한양대 장형수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1997년 4월과 2000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아시아개발은행에 가입을 신청하는 서신을 발송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시아개발은행 최대 지분 보유국인 일본과 미국 등의 부정적인 입장에 따라 가입 심사도 받지 못하고 거부된 바 있다.
북한은 IMF와 세계은행 가입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상당한 관심은 표명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가입의사를 표명한 적은 없다.
북한은 또 지난 1997년 9월 IMF실태조사단 3명을 공식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