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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도청폭로' 가디언 정조준에 언론자유 위태"< WP>

유럽/러시아

    "英 '도청폭로' 가디언 정조준에 언론자유 위태"< WP>

    • 2013-12-01 19:54

    편집장 소환·수사 등 압박…"영국, 언론의 자유 관념 달라"

     

    영국 정부가 자신들의 무차별 도청 의혹을 주도적으로 폭로한 일간 가디언을 '정조준'해 반격에 나서면서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WP는 가디언을 상대로 한 정부의 압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 언론 자유의 한계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영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명분을 들어 가디언을 향한 공세에 박차를 가해 왔다.

    가디언을 대표하는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이달 3일 의회에 출석해 증언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영국 경찰은 가디언의 현행법 위반 소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영국 정부가 가디언을 몰아붙여 사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파기토록 한 사실이 러스브리저 편집장의 폭로로 드러났다.

    영국 정부의 이처럼 '유별난' 대응은 또 다른 핵심 관련국인 미국의 태도와 비교되면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이는 영국인들이 언론의 자유에 대해 갖는 매우 다른 사고방식을 보여준다고 WP는 진단했다.

    영국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권리'일 뿐만 아니라, 공익(public good)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서도 인식된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사회 중 하나이자 타블로이드 언론들의 '극성맞은' 보도 행태로 유명하지만, 불문법을 채택한 영국에서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권리도 성문헌법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국제 문인단체인 펜(PEN) 영국지부의 조 글랜빌 지부장은 "특히 미국과 독일에서 나온 반응과 비교해볼 때, 가디언이 겪는 종류의 위협은 매우 우려할 만한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이와 관련, 자신들을 비롯한 미국 매체가 정부의 압력에 대응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WP는 발행하기 전 상태의 기사를 자국 관리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며, 당국의 공식적인 요구 사항에 일상적으로 응하는 일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관리들이 기사 내용 중 정보기관의 특정 활동이나 개인에게 매우 구체적인 위험이 있다고 거론하면 종종 기사 문구를 수정하기도 한다고 마틴 배런 편집장은 전했다.

    스노든이 유출한 기밀자료를 보도해온 또 다른 미국 매체인 뉴욕타임스는 기사를 보류하라는 자국 관리의 요청을 최소 한 번 이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여름에는 워싱턴 주재 영국대사관의 한 고위 관계자가 질 에이브럼슨 NYT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어 스노든이 유출한 자료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WP는 전했다.

    독일에서 스노든 자료의 내용을 전해 온 주간지 슈피겔의 관계자도 "(가디언과) 비슷한 경우를 한 번도 당한 적이 없다"며 "심각한 압박은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의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영국 당국의) 일부 행동은 겁을 주고 공포를 유발하고자 고안된 게 분명하다"며 "미국이나 다른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런 행동들 대부분을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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