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유한숙씨의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며 농약을 마시고 숨진 밀양주민 고 유한숙 씨의 장례가 송전탑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미뤄진다.
유족들과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는 현재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는 8일까지 3일 동안만 유족이 조문객을 맞고, 이후는 대책위가 주관하는 분향소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분향소를 밀양시청이나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 앞에 설치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고인이 참석했던 상동면 도곡저수지 농성장에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장례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밀양 송전탑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장례위원회는 유족과 대책위 대표, 마을 주민 대표 등 3명이 맡기로 했다.
고인이 농성했던 밀양 상동면 도곡저수지 쪽에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대책위와 유가족들은 송전탑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빈소에는 유 씨의 가족, 친지와 밀양 주민들의 발길이 밤새 이어졌다.
고 유한숙씨의 빈소를 찾은 침통한 표정의 밀양 주민들.
빈소에는 갑작스런 죽음에 침통함이 계속됐다. 부북면 주민 이남우(71) 씨는 "지금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도 빈소를 찾아 "송전탑 반대 주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마음이 아프다. 송전탑 비극이 지난해 1월 이치우 씨의 분신 사망 사건에 이어 또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