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철도파업 현안보고를 위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불참으로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이윤석 간사가 동료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철도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20일 또 다시 파행됐다.
지난 회의에선 철도파업 논의 조차 못하고 여야가 안건 상정 순서를 놓고 충돌만 한 데이어, 이날은 여야 간사간 합의가 안돼 장관이 참석도 하지 않고 시작한 지 약 30분 만에 정회됐다.
국토위는 이날 서승환 장관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 정부 측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철도파업 현황 및 대책에 대한 현안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여야 간사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주승용 위원장이 집권으로 소집한 회의였다.
이에 서 장관은 출석 요구에 대한 상임위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회법 121조를 근거로 출석하지 않고 국회 밖에서 대기했다.
주 위원장은 분노했다.
주 위원장은 "관례상 일반상임위 개최 시 의결을 통해 출석 요구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고, 위원장이 직권 개최시에도 관례에 따라 출석했다"면서 "비록 국회법에 의결로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곤 하나 그동안 현황보고를 하는 장관 출석은 의결 없이 다 자진 출석 형식을 취한 게 일반적 관행"이라고 장관의 논리에 반박했다.
특히 "철도 파업이라는 중차대한 현안을 놓고 국회차원에서 여야 위원들과 장관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보고자 소집한 오늘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장관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위원장은 "철도 파업이 사상 초유의 12일 째를 맞고 있어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국민의 교통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시멘트 등 화물 운송 물류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는 위중한 상황에 정부는 근본적으로 수습하고자 하는 대화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매우 오만한 태도라고 규정한다"면서 "국회의 권위를 지키기 위한 차원에라도 그냥 지나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국토부 장관의 중대한 도발"이라고 분노했다.
민주당도 곧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서 장관에 대해 규탄했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이 회의 진행을 계속 트집 잡아 파업 보고를 안 받으려고 해서 위원장 직권으로 오늘 위원회를 소집했다"면서 "중요한 사태 앞두고 장관이 국회 앞 까지 와서도 새누리당이 출석을 못하게 하니까 안들어오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 생각한다"며 "일단 철도파업 현황 보고를 받고 그에 대한 논의를 한 다음, 소위를 구성해 소위에서 파업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현안보고를 통해 불법 파업을 옹호하려고 하기 때문에 여야 간사간 합의가 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문제를 키우려고 하려는 민주당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