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세계 경제의 열쇠는 단연코 미국이 쥐고 있다고 월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자에서 취합한 전문가 견해는 유럽과 일본도 새해 전망이 이전보다는 낫지만, 디플레 암운이 여전한 상황에서 세계 경제 견인차 구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데 모였다.
중국 경제는 시진핑(習近平) 개혁이 어느 강도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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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은 새해에 선거가 집중되면서 이것이 정치적 위험 변수로 두드러질 것으로 경고됐다.
저널은 이와 관련, 신흥국이 새해에 개혁과 관련해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미국 경제의 새해 전망이 특히 밝다고 전했다.
소비가 본격 회복되는 조짐이 완연한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도 3%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국의 내년 성장 전망을 높일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7%대로 여전히 높은 실업률이 본격 성장의 발목을 붙잡는 최대 장애라고 FT는 덧붙였다.
유로 경제는 2012년의 '아마겟돈'에서 헤어나기는 했으나 내년에도 성장이 1.1%에 그칠 것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망하는 등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관건은 기업 투자와 소비가 늘어날 것이냐로, 특히 독일이 그렇다고 FT는 설명했다.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한 스페인, 이탈리아 및 프랑스의 개혁 심도 역시 변수라고 FT는 덧붙였다. 유로화 강세도 성장 저해 요소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ECB가 시중은행 자금 예치 금리를 낮추거나 저리 장기 대출을 재개할 가능성을 언급해온 점을 FT는 상기시켰다.
일본은 내년 4월 실행되는 1단계 소비세 인상이 열쇠로 지적됐다.
현행 5%인 것이 8%로 높아지는데 이 때문에 1∼2분기의 민간 소비가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FT는 1단계 소비세 인상 충격이 아베노믹스를 얼마나 뒤흔들지에 따라 세율을 10%로 더 높이는 2단계 조치 실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2015년 10월 소비세 2단계 인상을 실행한다는 목표다.
FT는 마켓 인사이트 난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장기정체(secular stagnation) 위험이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과 신흥시장 및 영국은 그렇지 않다고 비교했다.
FT는 중국은 새해에 개혁과 성장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시진핑이 시장 호응 속에 금리 자유화 등 시장주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성장 둔화라는 단기적 장애에 봉착해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진핑이 "새해에 그 순위를 어떻게 조정할지를 시장이 지켜볼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신흥시장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감축) 불확실성에서는 벗어났지만 정치적 위험 요소는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FT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및 태국이 새해에 잇따라 선거를 치르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FT는 말했다.
브라질도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인플레 가중에도 재정 긴축을 주저함으로써 위기감이 커질 것으로 FT는 경고했다. FT는 신흥국의 이런 정치적 위험 변수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새해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HSBC의 아시아 조사 공동 대표인 프레데릭 뉴먼은 새해 아시아 경제의 주요 변수로 저 인플레, 금리 상승, 일본 경제 및 개혁 심도를 지적했다.
그는 테이퍼링 착수로 "위험 변수 간 상대적 균형이 잡히기는 했다"면서 "새해에도 아시아 경제가 성장을 이어가기는 할 것이나 문제는 그 강도가 실망스런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뉴먼은 또 "아시아 신흥국이 새해에는 (그간 미적대온 개혁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