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터쇼에 공개된 국산차들. 자료사진
전자와 함께 우리 경제성장의 큰 축인 자동차 산업은 2014년 새해에는 세계 경기회복에 따라 해외시장의 회복이 본격화되고 내수도 성장이 예상되지만 원달러 환율의 불안과 엔저 현상의 지속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통상임금 문제를 현장에서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여 자칫하면 3중고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내수의 침체속에 수입차의 약진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11월까지 생산이 1% 이상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해외생산과 판매가 늘기는 했지만 수익성은 그리 좋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시련이 많았다”면서 “미국 시장에서는 연비과장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길지는 않았지만 국내공장의 노사분규도 이어졌고 엔화의 약세속에 원화는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한국 자동차 시장은 혼돈의 한 해였다”면서 “국산차와 수입차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인 한해였다”고 진단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산업팀장은 “지난해 자동차 시장은 내수는 나빴지만 해외시장은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봐도 된다”면서 “모델 노후화와 환율변수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4년 새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내수시장이 지난해 보다는 개선되고 해외시장도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와 기아차의 신형 카니발이 나오고 가을에는 신형 쏘렌토가 출시되면서 내수 자체가 2-3% 정도는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신형 제네시스가 3-4월쯤 미국에 출시되고 쏘나타가 6-7월쯤 나가면 미국에서의 판매도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서 연구원은 내다봤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박사는 “올해 자동차는 내수는 소폭 증가하고 해외는 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 자동차 사들의 경쟁환경은 원화절상과 비용상승 등으로 녹녹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항구 박사는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2013년보다 높게 잡은 만큼 2014년 자동차 내수는 소폭이나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외시장은 유럽이 재정위기에서 벗어나는 국면에 접어들고 미국의 양적완화 철회가 변수이긴 하지만 회복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화강세가 급격하게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2014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현대-기아차의 신차 사이클과 맞물려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또 “올해 BMW 전기차 i3가 국내에 출시되는 등 국내 시장에서는 전기차의 각축전이 벌어 질 수도 있다”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도 이미 글로벌화의 길로 접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말에 결정된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이 문제가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처리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채희근 산업팀장은 “통상임금 이슈와 관련해 노동계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면서 “특히 현대-기아차는 민주노총의 상징성 있는 사업장으로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법원이 통상임금과 관련해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로서는 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는데다 노동계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국내에서의 임금부담이 10% 정도는 늘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적으로는 엔저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원-달러 환율의 변동과 통상임금 이슈를 둘러싼 노동계의 주장과 업계의 대응이 자동차 산업 성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