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제1비서(사진=노동신문)
김정은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함에 따라 2014년 에는 남북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1일 "김 제1비서의 남북 관계 개선 입장으로 북한은 올해 상반기에 2013년에 추진했다가 일방적으로 연기한 이산가족상봉의 재개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 간 대화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정 박사는 "만약 북한이 이렇게 나올 경우 한국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유리한 환경 조성과 개혁․개방을 촉진하기 위해 남북총리회담 개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현재 박봉주 총리 중심으로 어느 때보다 경제의 개혁과 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만약 남북총리회담이 성사되면 남북한 협력의 확대와 군사적 긴장완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박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통일부 장관을 대북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정은 제1비서를 만난다면 김 제1비서에게 박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직접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만약 북한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의지가 있다면 임기 중반을 넘기지 않은 올해 중에 개최해 남은 임기 3년 동안 합의 사항을 체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는 1일 '2014년 북한 신년사 분석 및 대내외 정책 전망'을 통해 "북한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2014년 신년사에도 전쟁 발발 위협과 핵무기 사용 위협을 배경으로 두면서 “북남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이 실제로 “북남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할 의도가 있는지는 의심스럽다"며 "2013년도 신년사는 “북남사이의 대결상태 해소”를 주장했었지만, 실제행동은 정반대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실제로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했고, 3월에서 4월까지 유례없이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조치를 했다. 또 북한은 이처럼 “북남사이의 대결상태”를 최고조로 만든 다음 5월부터 9월까지 유화정책을 추진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2014년 신년사에서 “북남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주장한 것은 다른 복선을 깔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우선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주변국들 사이에서 ‘북한 내부 강경파 득세’, ‘대남 강경 도발 노선 추진’과 같은 우려에 물타기를 하고자할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면 북한 나름으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다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것은 신년사의 대남 부분에서“동족끼리 비방하고 반목질시” 와 “백해무익한 비방중상” 이라며 '비방' 이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언급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만약 ‘분위기 조성’에 진실한 의도를 갖고 있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비방’을 먼저 멈춤으로써 작은 선의를 표출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통일부는 1일 "김 제1비서가 '‘비방중상을 끝내고 화해와 단합을 저해하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 것’을 언급했지만, 비난도 계속해 앞으로 태도변화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