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소득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빚은 지난해 1년간 9%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은행권에서 빌린 돈만 100조원을 넘었다.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은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벌어 빚을 갚느라 허덕이는 형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의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말 105조6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8조3천억원(8.5%) 증가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방침으로 일반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은 2~4%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2~4배에 이르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을 늘릴 곳이 마땅치 않은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을 수익성 측면의 돌파구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이 지난해 3월 말 평균 1억2천만원으로, 임금근로자 1인당 대출(4천만원)의 3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의 빚 가운데 부실 위험이 있는 '잠재 위험 부채'는 60조7천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6%를 넘었다.
더욱이 문제는 자영업자의 빚은 쌓이고 있지만 소득은 뒷걸음질쳤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청이 전국의 자영업자 1만490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들의 지난해 월 매출은 평균 877만원으로, 2010년보다 113만원(11.4%) 감소했다.
한 달에 벌어들인 877만원에서 점포 임차료, 인건비, 재료비, 공공요금 등을 빼고 남는 영업이익은 187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10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세청에 2012년 소득을 신고한 개인사업자 395만7천명 가운데 221만6천명(56.0%)의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자영업자의 소득은 줄고 빚은 증가하면서 원리금 상환 여력은 악화되고 있다.
2012년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은 자영업자가 26.3%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율은 일반 직장인(상용근로자)보다 9.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증가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적자 누적이나 부채 압박 등으로 퇴출당하는 사례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높다.
통계청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의 자영업자가 566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천명 준 것으로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