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넘치는 시대다. 수많은 정보 중 의미 있는 걸 찾아내는 국가나 기업은 미래경제 패권을 거머쥘 것이다. '빅 데이터(Big Data)'가 경제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키워드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빅 데이터는 '개인정보유출'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빅 데이터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더 스쿠프 제공)
야근이 잦은 직장인 A씨는 근래 한시름 덜었다. 밤 12시가 넘어 퇴근하는 날이 잦다보니, 택시비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택시를 잡는 것 자체가 일이었다. 그러나 심야버스로 문제가 해결됐다. 사람 많은 동네를 두고 먼 곳으로만 다니던 버스가 신기하게도 회사와 자신의 동네로 들어온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서울시와 KT가 유동인구와 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지역 곳곳에 버스 노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Big Data)'가 뜨고 있다. 빅 데이터란 다양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 국가정책 또는 기업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걸 말한다. 독일 정보통신업협회 비트콤에 따르면 2012년 전세계 기업이 빅 데이터를 활용해 올린 매출은 46억 유로(약 6조6000억원)에 달한다. 2016년에는 160억 유로(약 23조5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킨지·가트너 등 글로벌 컨설팅기업은 빅 데이터를 향후 경제구조를 바꿀 핵심 기술로 꼽았다.
(자료=더 스쿠프 제공)
실제로 최근 성장가도를 달리는 글로벌 기업은 하나같이 빅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고객의 구매이력을 분석해 도서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소비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해 다양한 상품을 추천하는 '아마존 웹서비스'는 빅 데이터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 역시 자사의 검색엔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빅 데이터를 통해 구축해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가입자들의 음성통화와 멤버십 포인트 이용 현황을 빅 데이터로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빅 데이터는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허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할인 소매점 '타깃'이 한 여고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그녀의 아버지도 몰랐던 임신 사실을 밝혀낸 것은 단적인 사례다.
◈ 정보이용 목적 정확하게 밝혀야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12월 18일 '빅 데이터의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안'을 발표했다. 핵심내용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개인정보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보 이용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비非식별화 정보(이름 등 개인을 알 수 있는 데이터가 제거된 정보)로 처리해야 한다. 정보주체가 문제를 제기하면 즉시 정보를 삭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