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13만 여명의 국민 가운데 5만 6천여명이 사망하고 남은 7만 2천명 대부분이 80세를 넘긴 고령자들이다.
이명박정부에서 시작된 대결적 남북관계는 박근혜정부에서 정책기조가 다소간 바뀌었으나 여전히 전면적인 대화국면으로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나이든 이산가족들은 오매불망 혈육상봉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산의 한을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기다리고 기다려 남북 화해국면이 조성될 때 찔끔찔끔 이산상봉이 이뤄지고 관계가 냉각되면 이산상봉도 중단되기를 거듭하다 보니 이산가족의 안타까움은 더욱 절실하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하루 빨리 해결돼야할 이산가족 문제가 '냉온탕'을 오가는 남북관계에 얽매인 형국인 것.
이같은 저간의 사정상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독일식 '프라이카우프(freikauf)' 방식의 이산상봉을 거듭 제안했다.
프라이카우프는 서독 정부가 베를린 장벽이 설치된 1961년부터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까지 실시했던 정치범 등 동독억류 서독인 구출 프로젝트로 프라이는 '자유', 카우프는 '거래'를 의미하는 독일말이다.
서독정부는 이 정책을 통해 어린이 2000명을 포함해 총 3만3755명의 서독인을 자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제도 시행 초기 1인당 동독정부에 지불한 비용은 4만 독일 마르크, 27년간 총 35억 마르크의 예산을 지출했다.
내독성(한국의 통일부) 주관으로 관련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었지만 표면적으로 독일교회가 전면에 나섰었다. 일종의 비공식적인 정부사업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