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스티브 쉐벗(공화·오하이오)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최근 자신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해 이해를 표시했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쉐벗 위원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내 위원장 사무실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만나 이같이 해명했다고 정 의원 측이 전했다.
쉐벗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지난 13일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외무성 부대신과 면담했을 때 자신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진의를 듣고 이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다는 보도는 번역 오류라고 강조했다고 정 의원 측은 설명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당시 쉐벗 위원장이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노부오 부대신을 만나고 나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이유는 잘 알았다"고 이해를 표시하면서 "한일 양국이 서로 배려해 잘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쉐벗 위원장이 자신은 일본 입장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펄쩍 뛰면서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쉐벗 위원장은 나아가 노부오 부대신이 설명한 일본 측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애니 팔레오마베가(민주·미국령 사모아) 전 아·태소위원장과 견해를 같이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정 의원은 독일의 빌리 브란트 수상이 폴란드를 방문해 2차 세계대전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던 장면을 상기시키면서 아베 총리가 2차 대전 전범들을 분리한 뒤 참배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고 쉐벗 위원장도 "매우 좋은 생각"(excellent point)이라고 동의를 표시했다.
정 의원은 미국 정부 일각에서 나오는 한·일 공동 책임론에도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이 사안에 대한 미국 측의 분명한 태도를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으로 구속된 바 있던 정 의원은 당시 주한 미국대사였던 도널드 그레그 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뉴욕주 자택에서 만날 예정이다.
정 의원은 "고령(88세)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그레그 전 대사를 17일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