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전북에 묶어라."
국내에서는 2년8개월만에 전북 고창에서 첫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전국 확산 여부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도는 AI바이러스의 잠복기(21일)가 끝나는 이번 주말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발생지를 중심으로 한 차단방역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고창 신림면의 씨오리농장에서 첫 AI신고가 접수된 이후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AI 판정 4건, 의심신고 10건 등 AI와 관련한 신고는 총 14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구체적인 AI 유입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재까지는 가창오리떼를 비롯한 철새의 분비물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6일 고창 신림면 농가의 첫 신고 이후 17일과 18일 부안 줄포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이어진 추가신고가 결국 고병원성 AI(H5N8형)로 확진됐지만, 이들 농장 간에 오간 정황이 전혀 없어 철새에 의한 AI 바이러스가 동시다발로 퍼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농가에 철새의 분비물이 언제쯤 유입됐을까. 이를 밝히는 것이 AI확산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실마리이기 때문이다.
일단 중앙방역 당국이나 전북도도 철새 분비물의 유입시점을 지난 6∼7일쯤으로 보고 있다.
이날 수많은 가창오리떼가 농장 위에서 여러 차례 군무를 펼쳤다는 농장주 정모씨의 목격담을 토대로 전북도도 "당시 철새의 군무 때 분비물이 오리농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6∼7일을 바이러스 유포시기로 본다면 최대 최대 잠복일(21일)이 끝나는 이번 주말(25∼26일)이 AI확산 여부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AI의 추가확산을 막기위해 22일 예방적 살처분의 범위를 500m에서 3㎞로 바꿔 이 안에 포함된 21개 농가 오리 27만여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하는 등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설 때까지 AI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지 못하면 전국 단위로의 확신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500m와 3㎞, 10㎞대의 3단 차단망으로 된 '포위망형'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3주간의 잠복기를 고려해 이번 주말을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하늘 위를 이리저리 마구 날아다니는 철새들의 습성으로 봐서는 포위망형의 차단이 어느 정도 먹힐지 미지수여서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