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하드웨어)-안드로이드(소프트웨어)' 조합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선두를 내달렸던 삼성전자와 구글이 동맹 관계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자칫 경쟁 모드로 치달을 뻔했지만 '10년 신사협정'을 맺으며 손을 맞잡았다.
삼성정자와 구글은 "2023년까지 상호호혜 원칙에 따라 광범위한 기술.사업 영역에 대한 특허 교차공유(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두 회사는 기존 특허는 물론이고 앞으로 10년 동안 출원하는 특허까지 공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반(反) 애플 동맹'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기업들이 소송이라는 소모적 단계를 거치지 않고 평화적으로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자 당시 삼성과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두 회사의 발빠른 결정으로 지난해 안드로이드의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78.3%로 애플 iOS(15.8%)를 압도하는 결과를 낳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도 32.9%에 달하며 애플(15.8%)을 두배 넘게 따돌렸다.
하지만 최근 두 회사의 밀월관계가 예전같이 않다는 분석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의존을 줄이는 '멀티 운영체계(OS)' 전략을 펴면서 인텔과 손잡고 독자 OS인 '타이젠'을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소프트업체인 구글 역시 휴대폰 제조회사 모토로라를 인수한 데 이어, 소비자가 필요한 부분만 조립해서 만드는 스마트폰 '아리' 개발에 나서는 등 삼성과 경쟁관계에 돌입하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이번 특허 공유 협정으로 삼성과 구글간 동맹은 202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입증됐다.
특히 두 회사의 특허 공유 협정 배경에는 '반(反)애플'이라는 공통의 이익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삼성과 구글은 이날 특허 협정을 발표하면서 애플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안승호 삼성전자 지식재산센터장(부사장)은 "구글과의 특허 계약 체결은 불필요한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IT업계에 보여준 사례"고 말했다.
앨런 로 구글 특허 담당 고문도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잠재적인 소송 위험을 줄이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시장에서는 당장 소송전을 남발하는 애플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