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안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솔솔 나오고 있다.
일본 외교에 타격을 안긴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집단 자위권과 관련한 문제 발언 등을 놓고 이전에 좀처럼 들리지 않았던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제기된 것이다.
1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내 파벌(누카가파)의 수장이자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은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장관(중의원 10선)은 17일 나고야(名古屋)에서 행한 강연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더욱 이상해졌다"고 말했다.
또 지난 13일 열린 자민당 총무회에서 무라카미 세이치로(村上誠一郞) 전 행정개혁담당상은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헌법 해석의 최종 책임자는 총리'라는 아베의 최근 발언에 대해 "선거에서 이기면 헌법을 확대해석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베 내각이 2012년 12월 출범한 이후 거의 표면화하지 않았던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이 최근 표출된 배경에는 '아베 총리가 너무 나간다'는 일부 지지자들의 우려가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집단 자위권 관련 발언 외에도 지난 5일 자신에 비판적인 아사히 신문을 "아베 정권 타도가 사시(社是)인 신문"이라고 칭하고, 12일에는 햐쿠타 나오키 NHK 경영위원이 도쿄 도지사 선거에 나선 후보를 '인간 쓰레기'로 폄하한 것을 감싸면서 "어떤 석간신문은 나에 관해 매일같이 '인간 쓰레기'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국회 회의석상에서의 품위 없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지율 고공행진과 선거 연승 속에 '자민당 1강 체제'를 넘어 '아베 1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주하고 있는 데 따른 아베 총리의 지나친 자신감이 문제 발언을 낳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제기된 것이다.
또 아베 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총리관저가 정책 결정을 주도하면서 자민당 구성원들이 느끼는 불만도 최근 표출됐다. 지난달 아베 내각의 '성장전략' 안에 대해 자민당 소속 베테랑 의원이 '당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며 승인을 보류한 일이 있었고, 누카가 의원은 17일 강연회에서 "어떤 내각이든 지지율은 내려가기 마련"이라며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비로소 당에 손을 내미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