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쿠프 제공)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으로 신흥국 경제의 불안전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신흥국에 촉발된 금융위기가 중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다. 현재로선 '위기 바이러스'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을 공산은 희박하다. 하지만 중국의 대對신흥국 수출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건 리스크다.
신흥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한 직후인 올 1월말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부각됐다. 더불어 펀더멘털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ㆍ주가ㆍ금리의 '트리플 약세'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브라질ㆍ터키ㆍ인도ㆍ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며 빠르게 대응했지만 1월 29~30일 열린 FOMC에서 채권매입규모 추가로 100억 달러를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신흥국 금융불안이 재연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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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식시장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변수는 G2(미국ㆍ중국) 중 한곳인 중국의 경기둔화 조짐이다. 최근 발표된 경기선행지수,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의 하락은 중국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원인은 지방부채, 금융건전성 규제 강화, 부동산투자 둔화, 미니 부양책 종료 등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기하강은 비교적 짧고 완만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중국의 건전성 지표, 특히 재정적자율, 외환보유고 등을 보면 중국경제가 다른 신흥국과 다르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먼저 재정적자율을 보자.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재정적자 대비 경상 국내총생산(GDP)은 2005~2007년 평균 마이너스 4%, 2009~2011년 평균 마이너스 2%, 2013년 마이너스 2.5%다. 아르헨티나브라질터키남아공 등 외환 취약국가와 비교할 때 재정적자율의 절대 수준이나 악화속도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중국 국채 대부분을 자국 금융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중국의 재정 안전성이 비교적 괜찮다는 얘기다.
중국의 경상수지 대비 경상 GDP도 2005 ~2007년 평균 8.2%에서 지난해 2.5%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그렇지만 신흥국의 경상수지가 적자인 것과는 달리 중국의 경상수지는 흑자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8213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다. 2013년 월평균 수입액의 23.5배에 달하는 규모다. 외환 취약국의 외환보유고가 대체로 4개월~8개월의 수입액에 불과한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막대하다.
게다가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무역흑자에 힘입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ㆍ터키ㆍ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고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무역적자의 영향으로 최근 3개월 사이 각각 53억9000만 달러, 24억2000만 달러, 17억4000만 달러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 신흥국 금리상승, 중국 경기에 악영향이에 따라 신흥국의 외환위기가 국제자금시장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경제의 등락은 대외변수보다 내부자금시장에 의해 좌우될 공산이 커서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중국의 수출 증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올 1월 브라질ㆍ터키ㆍ인도ㆍ남아공은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정책금리의 인상은 채권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면 대내외 자금조달비용이 올라가 신흥국의 경기부진과 수입수요위축이 가중될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의 대對신흥국 수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중국의 대미국ㆍEUㆍ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38.8%였다. 2007년 47.6% 달하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신흥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6.7%에서 지난해 8.9%로 커졌다. 신흥국의 시장이 위축되면 덩달아 중국경제가 부진에 빠질 수 있다.
제3지역에서 중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위안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2.8% 절상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취약국의 통화가치는 같은 기간 평균 19.4% 떨어졌다. 최근의 위안화 절상추이가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