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 백악관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3일(현지시간) 폭설과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연방정부가 또다시 문을 닫고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수도권에는 이날 새벽부터 최고 20㎝ 이상의 눈이 내린 데 이어 오후까지 지역에 따라 30㎝가 넘는 폭설과 진눈깨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3월에 접어들었음에도 영하의 한파와 함께 강풍까지 동반되면서 출퇴근길 도심에서도 차량과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도시 기능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 모습을 보였다.
기상학자인 스티브 주브릭은 이날 새벽 워싱턴DC의 최저기온이 9℉(-13℃)까지 떨어지면서 3월 기온으로는 지난 1873년(4℉) 이후 처음으로 10℉(-16℃) 이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방인사관리처(OPM)는 비상 인력과 재택근무 직원들을 제외하고 이날 하루 연방정부가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눈폭풍에 따른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은 올겨울 들어서만 벌써 4번째다.
국무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콘퍼런스콜(전화회의)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브루킹스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워싱턴DC 유력 싱크탱크들의 토론회 행사도 대부분 취소됐다.
에릭 캔터(버지니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로 예정된 법안 심사 일정을 24시간 연기한다고 밝혔으며, 상원도 사법부 고위직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 표결을 미루기로 했다.
워싱턴DC를 비롯한 지방정부도 문을 닫았고 도서관, 국립동물원,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등도 휴관을 선언했다.
버지니아주의 한인 밀집 지역인 페어팩스 카운티를 비롯해 수도권의 대다수 공립학교도 하루 휴교령을 내렸으며, 조지타운대학과 조지워싱턴대학 등도 업무를 중단했다.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일찌감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가능하면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수도권 외에도 뉴저지, 델라웨어, 미시시피, 테네시 등의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로널드레이건공항과 덜레스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되면서 전국 공항에서 이날 하루에만 2천70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미국여행철도공사(암트랙)는 동북부 일대의 열차 운행편을 줄였다. 수도권 전철은 정상 운행됐으나 공영버스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