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사업 1위 업체와 모바일 퍼즐게임 선두 업체의 체질이 외부투자로 급속히 바뀌었다. 최근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연이어 이뤄진 결과로 모두 합해 약 6500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배경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점이다. 핵심 해외공략 지역으로 꼽히는 이곳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모바일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한 세계화의 대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동시에 국내 게임시장의 판도를 쥐락펴락하는 큰 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사업 1위 업체 CJ E&M 넷마블은 26일 게임개발 자회사인 CJ게임즈가 중국 인터넷업체 텐센트로부터 5억달러(한화 약 5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준혁 CJ E&M 상임고문은 지분 35.88%를 확보해 1대주주로 올라섰고 텐센트는 CJ E&M(35.86%)에 이어 지분 28%를 확보해 3대주주가 됐다. CJ E&M은 게임사업부문(넷마블)을 물적분할하고 이를 CJ게임즈와 합쳐 이르면 올해 하반기쯤 통합법인 CJ넷마블(가칭)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의 일차적인 성과는 통합법인 CJ넷마블이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 지분율 규제 부담을 덜고 해외로 세 확대를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자회사인 CJ게임즈는 그동안 ㈜CJ의 손자회사로 분류돼 산하 게임개발사들(애니파크·씨드나인·턴온게임즈 등)의 지분 100%를 확보하거나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이번 투자유치로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틀 전인 24일에는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애니팡’으로 유명한 모바일게임 업체 선데이토즈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선데이토즈의 최대주주였던 이정웅 대표와 특수관계인 2명(박찬석, 임현수)의 주식 666만4506주(지분율 약 20.7%)를 인수했다. 금액은 1200억여원 규모다.
선데이토즈는 이를 바탕으로 자사 게임들에 대한 중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특히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텐센트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있어 선데이토즈의 게임들이 텐센트의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이 지역에 진출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번 투자유치로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으로 진출할 발판을 얻게 됐다. PC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에서도 새로운 한류 열풍이 기대되는 이유다. 더욱이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격쟁이 격화되고 있는 국내 상황과 달리 성장단계에 접어들어 주목을 끈다. 올해 이 시장의 규모는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에는 두 배 이상 커진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과 비교하면 올해는 약 4배, 내년에는 약 7배 가량 커진다는 얘기다.
눈여겨볼 점은 2년 전 스마트폰 열풍에 의해 촉발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중국이란 변수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업체가 우리나라의 신성장 게임분야로 꼽히는 모바일게임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업계 재편 등 시장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