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 (국방부 제공)
백령도와 파주에 이어 강원도 삼척에서도 또 다시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우리 군의 방공망이 얼마나 허술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6일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청옥산 줄기 해발 940m 지점에서 소형 무인기 1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파주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와 같은 형태의 하늘색 계열 삼각형 모양의 기종라는 점에서 이 무인기도 대공용의점이 높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무인기는 지난해 10월 이모(53·심마니) 씨에 의해 최초 발견됐지만 뒤늦게 신고돼 이날 발견됐으며 현재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이 이 무인기를 수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씨는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는 훼손돼 폐기했고 그동안 카메라 메모리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는데 최초에 삼척의 해안가가 촬영돼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상 대청도와 소청도, 그리고 청와대를 비롯한 수도권에 이어 이번에는 동해안 삼척 지역을 찍은 무인기가 발견됨에 따라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이용해 그동안 광범위하게 남한 주요 지역의 영상정보를 수집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군 당국은 최근 잇따라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발견되기 전까지 북한이 우리 방공망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익히 알려진대로 정찰위성이 없는 북한은 한미연합군의 첨단 정찰능력에 맞서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RELNEWS:right}
심지어 북한은 지난 2012년 북한군 열병식에서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 등을 조선TV를 통해 공개하며 대놓고 이를 홍보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 등지에서 설계도와 시제기를 들여와 20년 넘게 개량을 거듭했으며 현재 방현과 VR-3, 프첼라 등 4종류의 무인기 수백여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이 그동안 개발해 공개한 무인기를 우리가 보유한 레이더로 충분히 탐지해 요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인기와 관련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우리 군의 레이다로 탐지할 수 없는 더 작은 소형 무인기를 개발해 우리 방공망을 너무나 쉽게 뚫으며 허를 찔렀다.
특히, 최근에 발견된 소형 무인기들도 금형 방식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형태여서 북한은 이미 상당량의 소형 무인기를 생산해 실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이 언제부터, 그리고 얼마나 자주 소형 무인기를 이용해 우리 상공을 드나들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군은 6일 "적의 소형 무인기를 새로운 군사적 위협으로 인식해 이를 정밀분석하고, 현행 방공작전태세에 대한 보완대책, 그리고 대응전력 보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이 그동안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가 이제서야 허둥지둥 뒷북 대책을 들고 나왔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