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 (사진=윤성호 기자)
증거조작과 수사기관의 협박·회유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피고인 유우성 씨 여동생의 검찰조사 당시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채택할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여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11일 서울고법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 씨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유 씨 여동생에 대한 회유나 압박이 없었고, 따라서 그 신빙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검찰조사시 영상녹화물을 통해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검찰조사 당시 녹화물이 증거능력이 없는 이유는 수사기관의 회유와 기망에 의한 진술이기 때문"이라며 맞섰다.
변호인단은 "수사기관 조사 단계에서 오빠가 이미 혐의를 인정했다거나, 진술을 번복하면 더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오빠의 간첩죄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착각하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국정원 조사 단계에서 회유와 협박이 이뤄져 검찰에서도 허위진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 씨 여동생은 일관되게 회유·협박이 있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진짜 국정원 조사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명쾌하게 하고 가야 한다"며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로 사용하려면 피고인이 아닌 사람의 경우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에 한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유 씨의 혐의를 입증할 주요증거로 제시된 여동생 진술에 대해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고 유 씨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은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다. 재판부는 이날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