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세월호 승선자 명단에도 없는 사망자가 나온 것과 관련해 사고 당일 선사 측이 티켓 발매를 하고서도 신원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목포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구본희(36)씨는 "회사 동료인 서규석(44)씨와 제주 출장길에 티켓을 2장 결제했지만, 주민번호는 1명만 적었다"고 말했다.
구씨는 결재 과정에서 서씨의 주민번호를 적으려 했지만, 선사 측 직원의 만류로 본인 주민번호와 연락처만 남겼다.
탑승자 명단에는 구본희 외 1명으로 기재됐다고 덧붙였다.
구씨의 말대로라면 티켓을 받지 않은 사람(무임승차 인원)은 신원확인을 못 했을 수 있다는 선사 측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선사 측이 신원확인 절차를 무시한 과실을 승객들에게 떠넘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구씨 일행이 제대로 신원확인을 받지 않은 이유는 당일 짙은 안개로 배 출항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출항 시간이 연기되면서 구씨 일행을 포함한 일부 승객이 티켓 반환을 요구했지만 선사 측은 단원고 단체승객들을 놓치기 싫어서 출항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측은 단원고 학생들의 식사문제를 핑계로 들며 탑승을 권유했고, 이 과정에서 허술하게 탑승절차를 밟았다는 것이다.
구씨는 "예전에 탑승할 때는 꼼꼼히 신분확인을 거쳤지만 사고 당일은 유난히 허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설상가상 주민번호 등의 신원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남기지 못한 서씨는 사고 후 탑승자·실종자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실제로 선사측이 해경측에 제출한 명단에도 서씨는 '구씨 일행'으로만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구씨 가족이 2인 티켓값을 카드결제 한 근거로 사고대책본부에 항의한 끝에 이날 오후 4시가 되서야 실종자 명단에 서씨를 올릴 수 있었다.
구 씨는 "우리와 비슷한 경우의 승객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며 "아직도 물속에 있는 서 씨가 이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분개할 노릇인가"라며 선사 측과 사고대책본부의 허술한 일 처리를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