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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살릴 수 있었던 47분을 허비한 해경

칼럼

    [세월호 참사] 살릴 수 있었던 47분을 허비한 해경

    • 2014-05-12 16:46

    [노컷 사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들을 구조하는 해경. (해경 제공)

     

    해경의 초동구조실패가 세월호 참사를 대형 인재로 만든 주요 원인임이 확인됐다.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결과 해경이 세월호 침몰 직전 47분 동안 선내에 진입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객관적 자료로 입증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분노가 치미는 일이다.

    검찰이 침몰 당시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첫 승객 구조에 나섰던 해경 헬기가 접근했을 당시 세월호는 45도 기운 상태였고 3분 뒤 경비정 123정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세월호는 좌현으로 45도 기운 정도였다. 이후 17분이 지난 9시 47분 세월호는 62도까지 기울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3·4·5층 선실이 물에 잠기지는 않았다. 이 때 해경이 선내에 진입해 승객들에게 탈출 안내 방송을 하거나 승객들을 안내했어도 전원 구출이 가능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부모에게 보낸 카카오톡 문자를 보면 학생들은 당시 해경의 구조 헬기와 경비정의 도착에 안도하며 선실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그런데도 해경은 선내에 진입하지 않은 채 40분 넘게 세월호 주변을 맴돌며 물로 뛰어든 승객이나 선장처럼 밖으로 나오는, 눈에 보이는 승객 구조에만 매달렸다.

    세월호 'B-19' 선실에서는 해경이 밖에 있는 이들만 구조하는 장면을 안에서 지켜보며 필사적으로 구조를 호소했지만, 도움의 손길은 그들을 외면했다.

    배가 9시 50분쯤 60~70도 기울 즈음 객실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10시 17분까지도 선내 학생이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정도였으니 이때까지 선체에 진입하거나 선실 유리를 깨고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섰다면 충분히 더 많은 인명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내 승객을 구할 수 있었던 47분 동안 해경이 취한 행동은 아무것도 없었다.

    해경은 승객을 구조할 골든타임을 허비했고 학생들은 탈출이 가능했던 시기에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믿고 선실에서 기다리다 억울한 변을 당한 것이다.

    해경의 이같은 행위는 죽음을 보고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수백 명의 승객이 타고 있는 배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구조를 기다리던 손길을 외면한 해경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해난사고의 최일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할 해경의 초동대처부터 이후 수색과 구조활동까지 정부의 재난관리시스템은 완전히 무기력했다.

    해경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 구조할 수 있었던 생명을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면 반드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해경은 왜 아이들을 구하지 않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안전한 나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를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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