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된 김관진 국방장관.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김장수 실장 경질로 공석이 된 국가안보실장에 김관진 현 국방장관을, 김 장관의 이동으로 비게 된 국방장관에 한민구 전 합참의장을 내정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지속되고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의 공백을 방지하고 안보태세를 확고히 하기 위해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관진 안보실장 내정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인 2010년 12월 4일 국방장관에 취임한 이후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3년 6개월간 국방장관직을 수행했다.
김관진 내정자의 이런 장수 비결은 철저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1972년 소위 임관 이후 합참 군사전략과장, 육군본부 비서실장, 35사단장, 제2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제3 야전군사령관, 합참의장에 이르기까지 40년간의 군생활동안 투철한 국가관과 군인정신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와 강군 육성을 위해 헌신해 왔다.
그러나 국방장관으로 있는 동안 투철한 안보관이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으로 나타나면서 북한을 자극해 강한 반발을 여러 차례 불러 왔다. 대표적인 발언이 2011년 3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있었던 도발원점 뿐 아니라 배후까지 타격하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부터 "북이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해야 한다"고 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전쟁 미치광이의 발작증이며 동족대결을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는 '말 폭탄' 세례를 받았다.
북한은 지난달 30일에도 자신들의 22일 서해상 포격 도발을 부인하면서 김 장관을 배후로 지목, 입에 담지 못할 험담으로 가득찬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의 위치와 역할은 다르다. 국가안보실장의 자리는 안보컨트롤타워로서 안보를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40년 동안 군에서 오로지 북한을 물리칠 생각만 했을 김 장관이 균형잡힌 안보컨트롤타워로 이동하는 데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북한도 김 내정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김장수 전 실장에 이어 박근혜정부 2기의 안보컨트롤타워를 군인 출신으로 충원한 것은 안보에서 만큼은 한치의 양보도 없다는 평소의 국가관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또다시 군출신을 안보실장에 임명한 데 대해서는 반론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